축구
[마이데일리 = 청평 안경남 기자] 프로 무대에서 포지션을 바꿔 성공하긴 어렵다. 더욱이 같은 지역이 아닌 다른 위치로의 이동은 더더욱 그렇다. 헌데, 올 시즌 한 선수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 선 주민규(25)의 이야기다.
주민규는 5일 경기도 청평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공격수 변신에 대해선 처음에 반신반의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감독님이 믿어주셨고 변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주민규 본인도 공격수가 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대학교부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2013년 고양에 입단한 뒤에도 주민규는 계속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마틴 레니 감독은 ‘공격수’ 주민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서울 이랜드 창단을 준비하면서 고양 경기를 보러 간 레니 감독은 최전방에서 뛰는 주민규를 보고 입단을 제의했다. 주민규는 “레니 감독님께서 한국에 포스트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는 이동국과 김신욱 밖에 더 있냐며 나에게도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주셨다”고 했다.
레니 감독은 주민규의 포스트 플레이에 주목했다. 그는 “주민규는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에 능하다. 전방에서 볼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이 공격할 때 많은 도움을 받는다. 게다가 골까지 많이 넣어주고 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고 극찬했다.
변신은 성공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 FA컵을 포함해 14경기서 13골을 기록 중이다. 챌린지 리그에선 11골로 득점 단독 선수다. 클래식을 통틀어 주민규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그만큼 주민규가 주는 파괴력은 꽤나 인상적이다.
주민규는 “솔직히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올 시즌 10골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뤘다. 이제 다음 목표는 20골이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 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민규의 롤 모델은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다. 그는 “황선홍 감독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고양에서부터 18번을 단 건 황선홍 감독님을 닮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선홍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주민규는 “내년 클래식에 올라가서 황선홍 감독님이 계시는 포항을 상대로 골을 넣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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