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볼넷, 볼넷, 볼넷, 볼넷, 또 볼넷. 두산 마운드가 볼넷에 자멸했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3연패에 빠졌다.
두산은 시즌 초반 마운드가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이 때도 볼넷 남발이 문제였다. 두산은 4월 5일 사직 롯데전에서 4-16으로 패하며 14개 안타와 함께 11개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진야곱은 제구가 뛰어난 편이 아니다. 이날 전까지 올시즌 35⅔이닝을 던지며 41개 삼진과 함께 36개 볼넷을 내줬다. 이닝당 1개가 넘는 볼넷을 기록한 것.
1회 출발은 무난했다. 1아웃 이후 고종욱에게 볼넷을 내준 뒤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볼넷은 1개 뿐이었다.
2회에도 비슷했다. 1아웃 이후 박헌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박동원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김하성에게 볼넷.
2회까지 3개 볼넷을 내준 진야곱은 3회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병호에 이어 유한준까지 볼넷으로 내보냈다. 3회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5볼넷. 결국 진야곱은 마운드를 이재우에게 넘겼다.
이재우 역시 다르지 않았다. 첫 타자 김민성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 이후에도 두산 투수들의 볼넷 개수는 쌓여갔다. 4회에는 한 개도 안 내줬지만 5회 유한준, 김민성, 박헌도, 김하성, 고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5회까지 볼넷 숫자는 11개가 됐다. 김하성과 고종욱은 볼넷을 골라내며 타점까지 추가했다. 밀어내기도 두 차례나 내준 것.
KBO리그 통산 한 경기 최다 볼넷 허용은 2008년 두산이 한화에게 내준 14개다. 이 때는 '끝장승부'로 펼쳐져 18회까지 치러졌다. 뒤를 이은 기록은 1990년 LG, 그리고 올해 KIA가 기록한 13개다. 이에 근접한 수치를 두산 마운드는 단 5이닝만에 기록한 것이다.
결국 이날 두산은 목동구장 전광판에 'C'를 찍는 수치를 맛봤다. 12개 사사구. 몸에 맞는 볼 1개 없이 볼넷만 12개였다.
경기 중후반부터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사사구가 줄었을 뿐 접전으로 이어졌다면 KBO리그 불명예 새역사를 쓸 가능성도 충분했다.
감독과 코치들은 투수들에게 "볼넷을 내줄 바에야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그만큼 볼넷은 수비를 하는 야수진, 그리고 보는 관중들을 피곤하게 한다. 하지만 이날 두산 투수들은 이와 정반대의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2이닝 5볼넷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물러난 두산 선발 진야곱(첫 번째 사진), 넥센 사사구 숫자에 숫자 대신 알파벳이 써있는 전광판(두 번째 사진). 사진=목동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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