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상승' 한화 탈보트, 친정 삼성과 첫만남 어떨까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요즘 한화 이글스 에이스는 미치 탈보트다.

한 차례 2군행 이후 탈보트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10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8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30⅓이닝 31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고, 퇴출설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새사람이 됐다는 표현이 알맞다. 지난달 21일 1군에 복귀했고, 이후 3경기에서 3전 전승 평균자책점 1.42(19이닝 3자책)으로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이 기간 볼넷 12개를 내준 점은 다소 아쉽지만 피안타율 2할 3리에 불과하고, 매 경기 삼진 6개씩 솎아내는 위력을 선보였다. 특히 3일 목동 넥센전서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탈보트가 자기 공을 던진다"고 평가했고, 탈보트 본인은 "2군에 다녀온 이후 꾸준히 같은 공을 던지려고 한다"고 했다. 가장 달라진 점이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 지난 3일 넥센전서는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빈도를 높였다. 탈보트는 "이전보다 변화구 빈도를 높였다. 이제 마운드에 오르면 자신감이 생겼다. 승리는 언제나 기분 좋다"고 했다. 매 경기 수훈 선수에게 주어지는 '유먼 메달(쉐인 유먼 자체제작)'도 벌써 2번이나 목에 걸었다.

탈보트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 이 대결이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3년 전인 2012년 뛴 친정팀 상대 첫 등판이다. 당시 탈보트는 25경기 14승 3패(승률 0.824) 평균자책점 3.97로 승률왕에 올랐다. 삼진(68개)-볼넷(54개) 비율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땅볼 유도에 일가견이 있었다. 올 시즌 초반 "3년 전보다 패스트볼 구위는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2군행 이후 구위도 살아났고, 타자 무릎 높이에 공을 던지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9.20이던 평균자책점은 3경기 만에 6.20까지 낮췄다.

삼성 타선은 강하다. 팀 타율 2위(0.285), 홈런 3위(76개), 타점 2위(311타점)다. 타순에 상관없이 장타를 주의해야 한다. 두자릿수 홈런 타자도 야마이코 나바로(19개) 최형우(17개) 이승엽(11개)까지 3명. 탈보트는 이들 셋과 상대해본 적이 없다. 그의 승리를 돕던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삼성 선발투수는 윤성환. 올 시즌 11경기에서 완투승 2회 포함 6승 2패 평균자책점 3.38로 순항 중이다. 그러나 지난 4월 14일 한화전서는 6이닝 10피안타(2홈런)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2012년 탈보트와 함께 삼성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진 윤성환이다. 적으로는 첫 만남이다. 누가 울고 웃을 지 궁금하다.

지금 탈보트의 기세는 대단하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한화 에이스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삼성 강타선까지 넘어선다면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 그야말로 흥밋거리가 가득한 탈보트의 삼성전 첫 출격이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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