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모두가 귀가할 무렵,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밤 12시가 되면 마스터가 운영하는 심야식당의 불이 켜진다.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위해 잠이 들 시간에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심야식당'(감독 마쓰오카 조지)은 왼쪽 얼굴에 깊이 상처가 있는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별의 아픔을 겪은 사람에게는 따뜻한 국물이 위로가 되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일을 마치고 심야식당이라 불리는 마스터의 식당에 옹기종이 모인 샐러리맨, 스트리퍼, 게이, 깡패 등 캐릭터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다. 작은 술집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친구가 되고, 소박한 술잔을 기울인다.
만화가 원작인 '심야식당'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탄생됐고, 이야기는 나폴리탄, 마밥, 카레라이스라는 세 가지 요리를 중심으로 플롯이 구성된다. 영화 초반 마스터는 "식당의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과 맥주, 사케, 소주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각자 삶에 지친 손님들이 자정이 넘어 심야식당을 찾을 때는 계란말이, 문어 소시지, 마밥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고 마스터는 아무 말 없이 그들 앞에 음식을 내놓는다.
'심야식당'은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음식과 함께 설명한다. 120분의 러닝타임 동안 심야식당의 1년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하는데, 이 때 관객들도 마치 심야식당 안에 들어간 한 명의 손님이 된다.
도쿄의 바쁜 일상 속 '심야식당'의 소박한 음식은 집밥을 떠올리게 한다. 심야식당의 손님들은 사투리를 쓰는 소녀 미치루(타베 미카코)를 향해 "어차피 도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타지에서 온 이방인"이라고 말하고, 이는 '심야식당'에 오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가진 이들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마스터는 식당에 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참견은 하지 않고, 그대신 오늘의 감정에 딱 맞는 힐링음식을 내어놓는다. 마스터의 덤덤한 표정처럼 영화는 크게 감동을 주지 않지만 일상의 소소한 웃음과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그린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나만의 심야식당을 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언제든 지친 자신을 위로하고 달래주는 '심야식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것이다. 18일 개봉.
[영화 '심야식당' 포스터, 스틸컷. 사진 = 영화사 진진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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