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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셰프가 내놓은 요리를 평가하는 것은 게스트지만,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것은 시청자다.
순항하던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맹기용 셰프의 등장 이후 좀처럼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김풍 셰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맹기용 셰프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 요리 당시 꽁치샌드위치 요리 '맹모닝'을 선보여 혹평을 받았던 그는 두 번째 대결에서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안정적인 디저트 요리 '이롤슈가'를 만들었고 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이원일 셰프가 그랬듯, 박준우 셰프가 그랬듯 긴장 속에 만든 첫 요리가 아쉬운 평가를 받고, 두 번째 요리를 통해 진가를 인정받는 일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종종 있어왔다. 우여곡절 많았던 맹기용 셰프의 첫 승 도전기는 이렇게 마무리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방송 후반 논란에 또 한 번 기름을 붓는 장면이 등장했다. 맹기용 셰프를 향한 혹평이 이어지던 지난 1일 촬영된 후속 녹화의 오프닝 영상이었다. 방송 후 발생한 논란에 대해 후속 녹화분의 영상을 미리 공개하며 시청자에게 해명하는 방식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MC인 개그맨 정형돈이 출연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을 비롯한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여 온 것이었다.
하지만 기존 요리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던 레시피 소개까지 없애가며 등장한 해명 영상은 오히려 시청자의 반발을 불러왔다. 역풍의 이유는 간단했다. 출연자를 향한 애정이 있을지언정, 시청차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예로 든 '무한도전'은 해명이 필요한 순간마다 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반드시 시청자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사과를 덧붙여왔다, 옳고 그름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는 순간에도 일부 시청자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무한도전'은 사과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냉장고를 부탁해'의 미공개 영상에는 해명만이 가득했다. '맹모닝'과 비슷한 요리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도 존재한다는 설명, 최현석 셰프와 김풍 셰프가 SNS 글을 남긴 이유가 맹기용 셰프를 향한 디스가 아니었다는 점 등을 알리며 제작진은 시청자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오해를 푸는 것 만큼이나 필요했던 건 '맹모닝이 왜 괴식이 아니냐?'가 아니라 시청자가 자질논란을 제기할 만큼 짧은 이력을 가진 맹기용 셰프를 발탁한 배경과 앞으로 그를 통해 프로그램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 등 '냉장고를 부탁해'를 아끼는 시청자가 알고 싶어하고,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진솔한 설명이었다. 더구나 프로그램 속 웃음을 위한 장치일지언정 '맹기용 셰프가 이원일, 박준우 셰프의 합류 당시와 달리 인턴셰프 타이틀을 달지 않았다'는 등 특혜논란을 일부 시청자가 제기하는 상황에서 그를 위한 해명의 시간을 따로 배치한 것은 제작진의 아쉬운 오판이었다.
[맹기용 셰프(첫 번째 왼쪽).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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