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성형조장? 시즌5의 노력, 왜 안보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렛미인'을 성형조장 프로그램이라고만 봐야할까.

케이블채널 tvN '렛미인5'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이 곱지 않다. 그동안 스토리온 채널에서 방송됐던 '렛미인'이 CJ E&M의 주력 채널인 tvN으로 첫 선을 보이자마자, 반대세력이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한국여성민우회 측은 서울 상암동 CJ E&M 앞에서 '1시간짜리 성형광고-TV 성형 프로그램, 그만'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주된 요지는 '렛미인'이 자기부정과 자기삭제를 강요하고 있으며 성형수술방송의 폭력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고통을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첫 방송한 '렛미인5' 1회 탈모 편을 본 시청자라면, 그들에게 성형이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다. 20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탈모에 고민하는 두 지원자가 출연했고, 이들의 경제적 여건과 생활 환경 등을 보여주며 안타까운 사연이 그려졌다.

20세 고수빈 씨는 극심한 탈모와 얇은 모발 상태 탓에 항상 모자를 쓰고 있었고 미용실에서도 염색이나 파마 자체를 할 수 없는 모발이라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또 집 앞 마트에서도 남의 시선 속에 힘들어하며 방 안에서 눈물을 흘렸고, 이는 단순한 미용이 아니라 그에게는 삶 자체였다.

또 다른 사연자인 26세 김성민 씨는 그보다 더 심각한 경우였다. 취업이라는 사회생활을 위해 많은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 탓에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했다. 물론 이는 단편적인 사례이고, 취업이 안 되는 이유를 꼭 외모 탓으로 돌릴 것이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에 있어 첫 번째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얼굴'에 대해 수차례 지적과 비난을 받아온 그들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 뿐만 아니라 사회성 결여와 낮은 자존감까지 총체적 문제로 연결된다는 것이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였다.

'렛미인' 연출을 맡고 있는 박현우 PD는 성형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인 만큼, 여러 착오와 실수들을 인정하고 시즌5를 시작했다. 박 PD는 지난 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성형이 폭력에 대한 해결책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다. 무조건 성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시즌5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두 사연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이야기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성형'이라는 소재는 이후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렛미인5' 관계자는 "프로그램에서 재건 성형과 미용 성형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데, 방송에서는 그런 점을 부각하지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렇다면 성형을 조장하는 꼴이다. 담당 성형외과 의사와 본인이 상의 하에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즌5에 이런 논란이 커져서 아쉬운 점도 있다. 그동안 시청자들의 응원과 질타를 동시에 받아온 '렛미인'은 시즌5에 접어들며 사연자들의 성형 견적이나 수술의 구체적 이름, 가격 등을 프로그램에 공개하지 않았고 '닥터스'로 불리는 성형외과 의사들의 설명 부분이나 어느 병원의 의사인지 나오지 않는다. 또 과거 '쿤타킨테녀', '거구녀' 등 자극적인 수식어를 쓰지 않는 것도 시즌5에서 달라진 점이다.

앞선 시즌에서 여성호르몬이 부족했던 경우나 치과나 상처, 탈모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연자들은 방송이 되지 않지만 제작진 측에서 꾸준이 지원해주고 있다.

인공적으로 모습을 달리 하는 '성형'에 대해 여러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하지만 성형수술 방송이 곧 폭력이자 많은 사람들을 삶의 고통에 몰아넣는다는 지적은 지나친 비약이다. '렛미인'을 통해 집밖을 나오게 된 여러 사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성형조장만으로 폄하하기엔 안타까운 일이다.

['렛미인5' 손호영 이윤지 황신혜 최희 양재진원장(맨위), '렛미인5' 1회, 박현우 P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