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장원삼, 대체할 투수가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웃으며 말했지만, 뼈 있는 발언을 했다. 9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우리팀 사정은 내가 제일 잘 안다. 2군에 장원삼을 대체할 투수가 없다"라고 했다. 슬럼프에 빠진 모양새지만, 결국 장원삼 스스로 극복해야 하고, 기회도 다시 주겠다는 것.
류중일표 믿음 야구. 불편한 속내도 숨어있다. 2군, 3군 연계 시스템이 10개구단 중 가장 체계적인 삼성이지만, 1군 주전들과 2군 선수들의 기량 격차가 적지 않은 게 현실.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선발로테이션을 완벽하게 대체할 자원은 없다. 사실 다른 팀들 사정은 더하다. 삼성처럼 짱짱한 5선발로테이션을 제대로 갖춘 팀은 많지 않다.
▲ERA 6.83
장원삼은 올 시즌 4승6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좋지 않다. 5월 21일 잠실 두산전(6⅔이닝 무실점)승리 이후 3경기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3.50.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난타당하는 패턴이 3차례 반복됐다. 7일 창원 NC전서는 홈런을 맞진 않았지만(14개로 피홈런 1위), 3⅔이닝 동안 안타 8개로 6점을 내주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게 또 다시 증명됐다.
류중일 감독은 "원삼이는 원래 볼이 빠르진 않아도 볼끝과 제구, 공 회전력으로 먹고 살았다. 지금은 그게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지난주 포항에서도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려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게 아닌가 싶다"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6.83이란 평균자책점으로 이어졌다.
▲한번 더 기회 준다
류 감독은 "다음 등판을 기약해보겠다. 한번 더 기회를 준다. 전화위복을 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장원삼은 선발로테이션상 13일 광주 KIA전서 선발 등판한다. 4월 12일 경기서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던 기록이 있다. 하지만, 장원삼으로선 물러날 수 없는 경기. 마지막 명예회복의 기회다.
류 감독은 "그래도 또 좋지 않으면 2군에 내려 보내서 시간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삼성 선발진에선 곧 클로이드가 빠진다. 출산 휴가 때문에 미국을 다녀와야 한다. 장원삼에 클로이드까지 빠질 경우 가장 강력한 삼성 선발진이 크게 약화되는 걸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장원삼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고, 결단을 내릴 시기가 됐다는 게 류 감독 판단.
▲ 장원삼 대체 투수는 없다
류 감독은 장원삼의 2군행까지 시사했지만,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그는 "2군에 원삼이를 대체할 투수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자꾸 주변에선 바꾸라고 하는데, 바꿀 선수가 있으면 바꾸겠지만, 그럴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 류 감독은 퓨처스 경기에 대한 보고를 꼼꼼히 받는다. 그러나 그는 "130km대가 나오는 우병걸 외에는 별로 눈에 띄는 투수가 없다. 정인욱도 어깨가 아파서 얼마 전에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물론 아쉬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류 감독은 김건한과 김기태를 임시 선발로 지목했다. 김건한은 이미 선발 수업에 들어갔고, 김기태도 지난 8일 1군에서 빠졌다. 두 사람은 퓨처스리그서 선발 등판, 투구수를 늘린 뒤 1군에서 선발 등판한다. 류 감독도 "불펜에서 던지던 투수가 갑자기 선발로 많은 공을 던지는 게 쉽지 않다. 최소한 80개 이상 던져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기태와 김건한의 행보는 중요하다. 곧 출산휴가로 잠시 1군에서 빠지는 클로이드의 공백은 물론이고, 혹시 모를 장원삼의 1군 제외에도 대비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 물론 두 사람이 클로이드와 장원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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