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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클로이드가 미국에 한 번 갔다 와야 할 것 같다."
삼성 외국인투수 타일러 클로이드가 곧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사실 류중일 감독은 몇 주전부터 클로이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클로이드(6승2패 평균자책점 3.10)는 올 시즌 피가로와 함께 리그 최강 외국인투수 듀오로 맹활약 중이다. 10개 구단 외국인투수들 중 평균자책점 1위(전체 2위).
삼성은 이런 믿음직한 외국인투수를 2번 정도 활용할 수 없다. 엄청난 손실이다. 최근 클로이드의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고, 출산이 임박했다. 최근 한국 남편들도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를 내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미국이 여전히 가족에 대한 끈끈함이 더욱 강하다. 류중일 감독도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클로이드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
▲1군 엔트리 빠진다
류 감독은 클로이드를 1군에서 제외하는 시기를 조율 중이다. 선발로테이션상 클로이드는 11일 대구 한화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류 감독은 지난주 포항에서도 클로이드를 11일 경기까진 등판시킬 것이라고 했다. 클로이드와도 합의가 된 부분. 결국 11일 이후 1군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굳이 1군 엔트리에서 클로이드를 빼는 건 그가 미국까지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정확한 출산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1~2일만에 다녀올 수도 없다. 또한, 클로이드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선발투수는 등판일 사이 하프피칭 혹은 불펜 피칭으로 섬세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세한 루틴이 깨질 경우 구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결국 미국 출국과 함께 다시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주려는 것이다. 1군에서 제외하지 않을 수 없다.
▲임시 선발후보, 김기태·김건한
류 감독은 지난 8일 김기태를 진갑용, 박찬도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뺐다. 9일 김재현, 이상훈, 이영욱을 등록시켰다. 엔트리 3명을 한꺼번에 바꾼 건 엄연히 야수 보강 차원.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적시에 교체하고 여유있는 선수단 운영을 위한 결정. 결국 투수 김기태가 빠지면서 야수 1명이 추가 된 모양새.
그런데 김기태를 1군에서 뺀 건 클로이드와 연관이 있다. 류 감독은 "기태를 클로이드의 대체 선발로 투입할 수 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이 클로이드의 임시 대체자로 지목한 투수는 김기태와 김건한이다. 퓨처스리그서 선발 수업을 받게 한 뒤, 클로이드의 1군 말소 때 다시 1군에 등록하겠다는 심산. 김기태는 18일은 돼야 1군에 올라올 수 있지만, 5월 27일 1군에서 말소된 김건한은 언제든지 1군에 등록될 수 있다.
류 감독은 "불펜투수가 갑자기 선발로 등판해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 미리 2군에서 선발로 등판, 많은 공을 던져보는 게 필요하다. 기태와 건한이에게 최소 80개 이상의 공을 뿌릴 수 있게 준비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두 사람이 클로이드의 공백을 100% 메울 순 없겠지만, 최소한 80개로 4~5이닝을 버텨내야 불펜을 동원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류 감독 계산.
류 감독은 내심 클로이드가 출산휴가를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잠시 1군에서 빠질 수밖에 없는 것에 대비, 대체자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
[클로이드(위), 김기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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