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컨디션이 다소 좋지 않아도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자신이 왜 팀의 에이스인지 입증하는 투구를 펼쳤다. 특히 양현종은 경기 초반 흔들렸던 것을 탈출하며 대량실점을 막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양현종은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15개였다. 양현종은 팀이 3-2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마무리 윤석민이 역전을 허용하며 팀이 패해 7승은 무산됐다. 그러나 양현종의 이날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날 전까지 양현종은 규정 이닝을 소화한 선수 중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48)을 기록 중이었다. 승수는 12경기에서 6승(2패)을 거뒀지만 투구내용은 승수 이상으로 뛰어났다.
그는 이날까지 13경기에 등판해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소화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만 10차례다. 4점 이상의 자책점을 기록한 경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1828일 만에 완봉승을 거뒀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이다 가끔씩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대량 실점으로 무너졌던 모습은 올해 양현종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양현종이 완전체 투수로 성장했다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는 이날 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승과 함께 2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본인은 “더욱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며 기록보다는 선발투수로서의 본래 역할을 다 해내겠다는 성숙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양현종은 경기 초반 흔들렸다. 1회 양현종은 김하성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박헌도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1사 3루에 몰렸다. 결국 양현종은 이택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양현종은 선취점을 내줘 무실점 행진은 25이닝에서 끝났다. 이후에도 양현종은 박병호에게 안타, 유한준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양현종은 2회부터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기 시작했다. 2회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김지수를 삼진, 김하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긴 양현종은 3회부터 5회까지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6회도 무실점으로 버틴 양현종은 7회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7회 양현종은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안타를 맞은 뒤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박동원과 김지수에게 잇따라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투구수가 115개에 달한 양현종은 김태영과 교체됐다. 그리고 김태영이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양현종의 자책점은 2점이 됐다.
양현종은 8회초 윤석민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는 무산됐다. 그러나 이날 다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습 속에서도 위기를 넘기고, 또 야수들의 수비 도움까지 받으며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했다. 에이스로서 대량실점을 막고, 팀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이날 양현종의 투구는 팀이 역전패를 당했음에도 뛰어났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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