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가 엄청난 공격력을 선보이며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창단 첫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시즌 개막 직후 ‘승수 자판기’라는 오명 속에 리그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것과 비교한다면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날 정도다. 아직까지 kt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다고는 보기 어렵겠지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kt의 전력이 만만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kt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6-6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kt는 9일 경기부터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치며 창단 첫 3연전 싹쓸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7일 대전 한화전 승리 이후 4연승을 달리며 창단 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시즌 개막 직후 kt는 창단 팀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1군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족한 경기력으로 다른 팀들의 승수 자판기라는 말을 들었다. 투타 모두에서 이렇다 할 탈출구가 보이질 않았다. 창단 첫 승도 12경기 만에 따냈을 정도였다.
게다가 타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부상으로 빠지며 가뜩이나 장타력이 부족한 타선이 더욱 허약해졌다.
결국 kt는 지난달 2일 롯데에 박세웅과 이성민 등 네 명의 선수를 내주는 대신 장성우와 하준호 등 5명의 선수를 받아오는 4 대 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트레이드는 당시에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목표였던 ‘타선 강화’를 이끌었다.
트레이드 이후 kt는 달라진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준호와 장성우가 타선에 들어오면서 이전보다 구색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장타력이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결국 kt 조범현 감독은 부진하던 투수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고 새로운 타자 댄 블랙을 영입했다.
블랙 영입은 kt에게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고 있다. ‘고육지책’이었던 블랙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블랙은 지난 3일 밤 한국에 입국한 뒤 4일 수원 SK전부터 곧바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그는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블랙은 kt의 핵심 선수가 됐다. 블랙은 kt 입단 후 7경기에서 타율 5할(30타수 15안타) 3홈런 10타점 7득점 장타율 8할3푼3리 출루율 5할1푼6리 득점권 타율 5할5푼6리를 기록 중이다. 타점은 한국 무대 데뷔 후 7경기 전 경기에서 기록 중이고 3경기 연속 홈런까지 터지고 있다. 팀 성적은 블랙이 출전한 7경기서 5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성격도 밝고 항상 웃음을 띄고 있어 덕아웃 분위기까지 밝게 만들고 있는 블랙이다.
블랙이 맹활약하면서 다른 타자들의 타격 상승세도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번 타자 이대형이 최근 10경기 타율 3할4푼1리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을 필두로 하준호와 마르테가 홈런을 잇따라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 김상현과 장성우, 박경수까지 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kt 타선은 이제 어떤 타자라도 쉽게 상대할 수 없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살아난 타선과 함께 kt는 마운드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기존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 외에도 선발 3연승 중인 정대현이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또 고졸 신인 엄상백도 시즌 2승을 기록하며 점차 나아진 투구를 선보이는 중이다.
불펜에서는 시즌 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강속구 투수 김재윤을 비롯해 조무근, 안상빈 등이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승 카드’ 장시환은 지난달 다소 주춤한 모습도 있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고 있다.
kt는 KBO리그의 ‘동네북’으로 불린 흑역사가 있었다. 남은 시즌 동안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kt의 기세와 전력을 감안한다면 상대팀들도 kt를 더 이상 ‘확실한 1승 상대’라며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전망이다.
[댄 블랙. 사진 =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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