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정근우는 2014년부터 한화에서 뛰었다. 지난해 125경기서 타율 0.295 6홈런 44타점 91득점 32도루로 충분히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333으로 서서히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시즌 성적은 타율 0.247 3홈런 24타점 29득점으로 썩 좋지 않다.
정근우에게 2014년과 2015년은 많이 다르다. 팀이 김응용 감독 체제에서 김성근 감독 체제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이적 첫 시즌이었지만, 한화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았고 어느덧 나이(만33세)로도 고참 대열에 올라섰다. 자신뿐 아니라 후배들을 챙기고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하지만, 1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지나친 책임감이 오히려 부담감으로 이어졌다"라고 털어놨다.
▲다 내려놓았다
정근우는 "이젠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편하게 하고 있다. 타격이 부진했을 때 '왜 안 될까'라고 고민했었지만, 이젠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그는 "SK 시절에는 고참들이 많았다. 나는 따라가면 되는 위치였다. 그러나 한화에선 내가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다. 책임감이 부담감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타격부진에 대해 고민하던 정근우는 문득 깨달았다. "감독님은 그런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게 맞다. 고참으로서 솔선수범은 해야 하지만,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수긍했다. 김성근 감독도 정근우의 고민을 일찌감치 눈치챘다. 정근우는 "감독님은 나를 잘 아는 분이다. 어떻게 부진에 빠졌는지 알고 계셨다"라고 했다.
정근우는 김 감독의 특타를 소화하면서 마인드를 바꿨다. 기술적으로도 보완했다. 그는 "특타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감독님에게도 죄송했다"라고 털어놨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니, 서서히 꼬인 매듭이 풀려간다. 최근 정근우의 타격감은 상승세. 삼성과의 주중 3연전서도 11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3번 타자
정근우는 SK 시절 주로 리드오프였다. 그러나 한화 이적 이후 이용규에게 톱타자를 내주고 2번과 3번 타순에 많이 들어선다. 최근에는 3번타자로 중심타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올 시즌 그는 2번에서 73타수 13안타 타율 0.178, 3번에서 63타수 23안타 타율 0.365 1홈런 16타점. 3번 타순에서 가장 좋은 성적.
정근우는 "예전 SK 시절 3번을 쳤을 때는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여기선 별 다른 느낌이 없다. 3번을 쳐보지 않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1~2번 테이블세터와 3번 중심타자에게 요구하는 타격은 미묘하게 다르다. 1~2번 타자는 볼도 많이 보고 출루율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3번 타자는 적극적인 타격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내야 한다. 4~5번 타자에게 찬스 연결도 해줘야 한다. 그는 "적극적으로 치고 있다. 사실 1번에서 파울 커트를 하는 것도 커트를 하고 싶어서 했던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방망이가 나왔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물론 타순에 따른 역할은 다르지만, 투수를 상대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지론.
▲한화는 달라졌다
정근우가 바라보는 한화. 확실히 달라졌다. 그는 "성적을 보면 안다. 확실히 많이 바뀌었다. 특히 뒤에 나오는 투수가 좋다. 올 시즌 특별히 더 좋아진 것 같다. 선발 투수들도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다. 올 시즌에는 삼성전도 잘 풀리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정근우가 바라보는 올 시즌 한화는 확실히 강해졌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다. 하나가 되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부상자가 많다.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한화는 김경언 제이크 폭스 등 부상자가 적지 않다. 정근우는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팀 전력에 더욱 안정감이 생길 것이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라고 했다.
최근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정근우도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타격감은 좀 더 올라올 것이다. 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후배들도 이끌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부담감은 내려놓고, 책임감만 높였다. 한화도, 정근우도 확실히 달라졌다.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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