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폼이 나빴어."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은 얼마 전까지 긴 시련을 겪었다.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특히 시즌 초반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탈보트는 2군행 직전 경기인 지난달 10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의 부진에 시달렸고, 유먼 또한 5월까지 1승 4패 평균자책점 5.1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둘 다 약속이라도 한 듯 살아났다. 이제야 비로소 '외인 듀오' 답다. 탈보트는 2군행 이후 4경기에서 완투승 포함 4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도 1.29(28이닝 4자책)로 완벽에 가깝다. 그야말로 에이스 본능을 되찾았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6월 2경기에서는 삼진 13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4개만 내줬다. 4연승 기간 매 경기 삼진 6개 이상 솎아내는 위력을 자랑했다. 6월 피안타율은 1할 5푼 1리에 불과하다.
유먼은 6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46으로 순항 중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46까지 끌어내렸다. 이 기간 12⅓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8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3개만 내줬다. 피안타율도 2할이다. 한화가 시즌 전적 32승 29패로 순항 중인 것도 이들의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
김 감독은 "탈보트와 유먼 모두 폼이 좋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탈보트는 자기 폼을 찾았다. 이전까진 욕심 때문에 밸런스가 망가졌던 것 같다. 이제는 차분해졌다"며 흡족해했다. 삼성 시절인 2012년보다 구속이 올랐지만 불안한 제구로 고전했는데, 폼 교정을 통해 제구까지 잡았다. 어깨도 수평을 유지한다. 또한 주무기 서클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등을 적재적소에 구사해 삼진 비율도 높였다.
유먼은 어떨까. 김 감독은 "릴리스포인트가 앞으로 나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유먼이 지난 5일 kt전서 2승째를 따낸 뒤 "릴리스포인트가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유먼은 "지난 5월 30일 롯데전부터 내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컨디션이 올라왔고, 동료들도 힘을 모았다"고 했다. 특히 지난 11일 삼성전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찍혔다. 직구 구위에 따라 투구 내용이 천양지차인데, 최근 2경기에서 직구를 유난히 많이 던졌다. 그만큼 힘이 있었다는 얘기.
현재 10구단 kt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외국인 투수 2명씩 보유하고 있다. 모두 선발투수다. 이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그랬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 팀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화도 케일럽 클레이(퇴출)와 앤드류 앨버스, 라이언 타투스코의 합산 평균자책점이 6.55였고, 셋의 승수를 더해야 11승(23패)이 나왔다. 월등하게 잘해야 하는데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가 된 셈. 팀이 최하위(49승 77패 2무, 9위)로 떨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그래서 올해 탈보트와 유먼에게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걸었다. 시즌 초반에는 '외국인 잔혹사'를 재현하는 듯했으나 지금은 그 얘기가 쏙 들어갔다. 큰 변화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오른쪽)와 쉐인 유먼이 김성근 감독의 조언을 듣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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