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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제천 김진성 기자] "은퇴를 아름답게 하고 싶다."
이다애(21, 세종대)는 손연재(연세대)와 동갑이다. 그러나 그동안 걸어온 길은 손연재와 천지차이였다. 손연재가 일찌감치 엄청난 재능을 발휘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면, 이다애는 평범함 그 자체. 국내 리듬체조 선수들과 같이 평범하게 훈련해왔고, 손연재에게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다애도 국내에선 꾸준히 톱클래스 기량을 발휘해왔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팀 경기 은메달의 주역이었다. 각종 국제대회서는 개인전보다는 팀 경기서 묵묵히 한국 리듬체조에 공헌해왔다. 그런 이다애에게 지난 10일부터 제천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대회는 남 다르다. 12일 만난 그녀는 "종목별 결선에는 처음 참가해봤다"라고 했다. 이다애는 곤봉 결선서 16.200점으로 참가자 8명 중 8위를 차지했다.
▲키는 작지만…
이다애의 프로필을 보자. 163cm에 42kg. 리듬체조 선수치고 신장이 작다. 신장이 작을 경우 같은 연기를 해도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유럽 선수들보다 화려함이 덜할 수밖에 없다. 국내선수들 중에서도 크지 않은 편. 당연히 채점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신체조건. 결국 이다애는 남들보다 테크닉을 더 높이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이다애는 "다른 선수들보다 키가 작다.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작을 크게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대신 확고한 장점도 있다. 피봇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 이다애는 "노력을 많이 한 결과 다른 선수들보다 피봇을 하는 축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좀 더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처음으로 팀이 아닌 본인의 타이틀을 걸고 곤봉 결선에 나섰다. 최하위였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이다애는 "솔직히 어제(팀 경기)보다는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곤봉 결선에 참가한 것으로 만족한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볼이 가장 자신 있고 리본이 가장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은퇴를 아름답게 하고 싶다
냉정하게 볼 때, 이다애의 장래가 밝은 건 아니다. 이미 리듬체조 선수로서 나이가 적지 않다. 동갑내기 손연재도 시니어 은퇴 시점이 그렇게 멀지 않았다. 이다애도 인정했다. "다음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있다. 우리나라가 최대한 결승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했다. 팀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미.
사실 리듬체조 저변이 얇은 한국은 팀 경기와 단체전서 중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에 밀린다. 이들 국가엔 손연재같은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대부분 선수의 기량이 고르다. 이다애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국 리듬체조에 묵묵히 헌신했다. 그녀는 "우리나라가 팀 경기서도 금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텐데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 키가 작아도 빠르고 리드미컬한 스텝이 좋다"라고 했다.
선수생활의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이다애는 "연재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이 자리에서만큼은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성실한 선수,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담아둔 한 마디. "은퇴를 아름답게 하고 싶다"라는 속내를 밝혔다.
[이다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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