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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제천 김진성 기자] "네 종목 클린에 도전하겠다."
천송이(18,세종고)는 국내에서 '포스트 손연재' 후보로 꼽힌다. 기량, 잠재력, 장래성 등을 감안하면 천송이에게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가 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천송이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했다. 후배들에게 밀려 국가대표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절치부심,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국가대표선발전서 1위를 차지했다. 손연재가 발목 부상으로 도중 기권하긴 했지만, 현장에선 천송이의 업그레이드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171cm의 큰 신장, 압도적인 '기럭지'를 자랑한다. 그동안 연기에 기복이 심했고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에는 다르다. 큰 키를 바탕으로 연기에 깊이가 더해졌다. 12일 아시아선수권대회 종목별 결선서는 곤봉을 제외한 전 종목에 참가했다. 후프 16.450점으로 5위, 리본 16.100점으로 8위, 볼 16.050점으로 8위를 차지했다.
▲도전, 네 종목 클린
12일 만난 천송이는 "처음으로 사흘 연속 경기에 나섰다. 체력적인 한계를 처음으로 느껴봤다. 굉장히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후프에 들어가기 전 몸이 무거웠고 근육에도 힘이 빠졌다. 그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에 나섰다"라고 털어놨다. 국제대회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천송이에게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뜻깊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지만, 네 종목 모두 클린을 해보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세계적인 톱랭커들도 쉽지 않은 게 네 종목 클린. 네 종목을 하루에 잇따라 연기할 경우 체력 유지가 쉽지 않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수가 나올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하지만, 천송이가 포스트 손연재 타이틀을 완벽하게 거머쥐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부분.
천송이는 "국제대회에 나가서 외국 선수들의 플레이도 많이 봤다. 몸이 힘든 게 보이는데도 흔들리지 않고 연기를 마치더라. 몸이 저절로 움직이더라"고 회상했다. 자신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하야카와 사쿠라, 미나가와 가호(이상 일본)에 대해서도 "피봇이 많이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향상됐다"라며 경계했다.
▲더 많은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
천송이는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손연재가 역대 최강의 위기관리능력을 보유한 건 결국 수 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한 결과. 천송이는 "국제대회를 많이 나가봐야 한다. 연습도 대회처럼, 대회도 연습처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애매한 부분도 있다. 천송이의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듬체조 선수로서 아주 어린 나이도 아니다. 분명 나이에 비해선 경험도 많지 않고, 갈 길도 멀다. 손연재에 비해 더더욱 그렇다. 천송이도 "현실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점수대를 끌어올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아직 연재 언니와 같은 위치는 아니고 올라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라고 했다.
솔직한 심정도 밝혔다. 천송이는 "언재 언니가 워낙 잘 하니까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건 당연하다. 서운한 건 없다"라면서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라고 했다. 이어 "나 또한 좀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천송이가 포스트 손연재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천송이에게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피와 살이 되는 무대다.
[천송이. 사진 = 제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제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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