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노히트노런이란 위업을 달성하고도 결국 '퇴출'이란 시련을 피하지 못했다.
두산 외국인투수 유네스키 마야(33)의 이야기다. 마야가 지난 4월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고 두 팔 벌려 환호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불과 두 달여 만에 한국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마야는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기도 했지만 13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8.17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 역시 함께하고 있었다.
두산은 마야와의 이별을 택했다. 마야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한 두산은 곧바로 앤서니 스와잭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KBO 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두 외국인투수가 모두 '퇴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해 6월 1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찰리 쉬렉(30)은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재계약을 맺었으나 12경기에 나와 4승 5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 NC 유니폼을 벗고 말았다. NC 역시 찰리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노히트노런은 모든 이닝 동안 안타, 실점 없이 막아야 하는 대기록이다. 그런데 노히트노런의 기세는 왜 이어지지 않은 것일까.
먼저 마야 이야기를 해보자. 김태형 두산 감독의 눈에는 이미 마야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마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아프다는 소리는 절대하지 않았다"라면서 "마야는 성적만 좋지 않았을 뿐이다. 아파도 참고 던지면서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야는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서 허리 통증으로 이틀을 쉰 것 외에는 정상 스케쥴을 소화했다. 하지만 시즌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 눈에 띄게 떨어진 구위는 결국 마야의 발목을 붙잡았다. 마야는 김태형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채 오는 15일 한국을 떠난다.
찰리 역시 부진의 원인은 부상이었다. 찰리는 2013년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하고 지난 해에도 꾸준한 투구를 보여주며 올해까지 3년 연속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왼 무릎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무릎이 받쳐주지 않아 구속과 구위가 모두 떨어졌고 한계가 찾아왔다.
야구 팬들에게 대기록 탄생을 알리며 KBO 리그의 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그들이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힌 두 외국인 노히터 투수의 결말은 아쉽기만 하다.
[마야(첫 번째 사진)와 찰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