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저도 깜짝 놀랐죠"
예상 밖이었다. 진야곱이 헨리 소사를 꺾은 것도 모자라 이번엔 허준혁이 에릭 해커를 눌렀다. 지금 두산 1군에는 투수 12명 가운데 7명(장원준, 유희관, 진야곱, 이현승, 허준혁, 이현호, 함덕주)이 좌투수다. 그토록 염원하던 '좌완 왕국'의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특히 허준혁의 호투는 감독도 놀라게 할만한 일이었다. 허준혁은 13일 잠실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두산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어깨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일시적으로 메우기 위해 선택한 카드였는데 보기 좋게 들어 맞았다.
다음날인 1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허준혁의 호투에 대해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입을 열었다.
허준혁은 최고 구속이 138km에 불과했으나 제구력을 동반한 피칭으로 NC 강타선에 1점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여유 있게 던질 줄은 몰랐다"는 김태형 감독은 "허준혁이 전력으로 던지면 141~142km까지 던지는데 절대 무리하지 않고 강약조절하면서 던지더라"고 감탄했다.
사실 김태형 감독은 이전에도 허준혁 때문에 놀란 일이 있었다. 니퍼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군에서 선수를 콜업하기로 한 김태형 감독은 2군에 있는 이상훈 투수코치 등한테서 선수 추천을 받았는데 그 이름이 허준혁이었다.
롯데, SK 시절 구원투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던 허준혁은 올해 2군 캠프에서부터 선발투수로 준비를 해왔다. 퓨처스리그에서 이제 막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시점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허준혁을 추천해 당황했다"고 밝힌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선발로 계속 나왔고 가장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던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허준혁은 '깜짝 호투'로 또 한 차례 선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유네스키 마야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투수 앤서니 스와잭을 영입했는데 스와잭은 다다음주에나 나올 전망이다.
[허준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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