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00안타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2000안타는 양준혁(前 삼성, 2318안타)이 달성했다.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이었으니 벌써 8년 전 일. 8년이 흘렀다고 해서 2000안타의 가치는 희석되지 않는다. 8년이 지난 2015년 6월 14일. 두산 홍성흔이 잠실 NC전서 최금강을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날려 통산 2000번째 안타를 완성했다. 역대 5번째이자 우타자 최초. 과거 2000안타를 때렸던 (양준혁, 장성호, 이병규, 전준호) 4명은 모두 좌타자였다.
우타자 최초 2000안타를 때린 홍성흔의 안타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2000안타에 도전 중인 선수들의 안타 시계 역시 쉼 없이 돌아간다. 사실 2000안타를 넘겼지만, 2000안타에 도전하는 타자도 있다.
▲홍성흔 안타행진 그 끝은
우타자가 들어서는 오른쪽 배터박스는 좌타자가 들어서는 왼쪽 배터박스보다 1루 베이스까지의 거리가 멀다. 내야안타 생산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렇다고 해서 홍성흔의 발이 빠른 것도 아니다. 그는 통산 병살타 222개로 부동의 1위. 느린 발이 한 몫 했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KBO리그에 홍성흔보다 안타를 많이 때린 우타자는 없다. 1999년, 2003년, 2007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13시즌간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그만큼 홍성흔은 그 누구보다 외야로 잘 맞은 타구(흔히 말하는 '안타 코스' 타구)를 많이 날렸다. 이 부분은 분명히 인정 받아야 한다.
홍성흔은 한국나이로 39세. 과거에 쳤던 안타보다 앞으로 칠 안타가 훨씬 더 적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의 안타 행진이 언제 끝날 것인지 예측하긴 힘들다. 일단 안타 18개를 보태면 통산 최다안타 4위 전준호(2018안타)를 넘어선다. 최다안타 2~3위는 장성호(KT, 2082안타), 이병규(LG, 2037안타). 장성호와 이병규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홍성흔이 올 시즌 이들을 추월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장성호는 시즌 초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이병규도 최근 1달간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올 시즌 타격 페이스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홍성흔이 앞으로 1~2년간 건강하게 선수생활을 한다면 양준혁이 갖고 있는 2318안타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으나 최근 타격 페이스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현역 우타자 통산 최다안타 2위 정성훈(LG, 1851개)과의 격차도 크진 않지만, 금방 따라 잡힐만한 격차는 아니다.
▲다음 도전자는 박한이·정성훈
홍성흔 다음으로 2000안타를 달성할 타자는 박한이(삼성, 1864안타)와 정성훈. 두 사람은 조만간 송지만(前넥센, 1870안타)을 뛰어넘는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내년에는 2000안타를 달성할 수 있다. 다만, 박한이와 정성훈의 안타 개수 차이는 단 13개. 두 사람은 6~7번째 2000안타 달성자로 기록된다. 두 사람 뒤로 이진영(LG, 1791개)이 있지만, 아직 2000안타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
박한이와 정성훈의 2000안타 도전은 의미가 크다. 박한이는 데뷔 후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단 한 시즌도 100안타 미만을 때린 적이 없다. 역대 최다안타 1위 양준혁도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박한이는 내년 2000안타를 달성하면서 양준혁의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에도 동시에 도전 중이다.
정성훈은 내년이면 홍성흔의 뒤를 잇는 우타자 통산 두번째 2000안타 달성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번째이긴 하지만, 묵직한 의미가 있다. 정성훈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린 현역 우타자는 이호준(NC, 1647개)과 박진만(SK, 1558개). 그러나 현역 생활이 오래 남지 않은 두 타자가 2000안타를 달성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정성훈 다음으로는 김태균(한화, 1554안타)이 2000안타에 도전할 현실적 후보. 그러나 아무리 왕성하게 활약 중인 김태균이라고 해도 아직은 2000안타와 격차가 크다.
▲이승엽의 위대한 도전
통산 400홈런 달성으로 역대 최고의 홈런타자로 불리는 이승엽(삼성). 사실 홈런만큼 안타도 많이 때렸다. 통산 1770안타로 현역 7위이자 전체 12위. 1995년 데뷔한 이승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KBO에서 뛰지 않았다. 무려 8년 공백에도 최다안타 전체 12위인 건 이승엽의 위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의미.
현역 생활이 그리 오래 남지 않은 이승엽이 통산 2000안타를 때릴 수 있을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올 시즌 1800안타 달성은 시간 문제. 향후 2년 이상 뛰면 2000안타에 도전할 수 있다.
사실 이승엽은 이미 2000안타를 쳤다. 일본에서 8년간 696안타를 때렸다. 한국과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은 되지 않지만, 이승엽이 야구를 직업으로 삼고 때린 안타는 2466개. 34개의 안타만 보태면 한일통산 2500안타를 때린다. 이승엽이 한일통산 2500안타를 때린 뒤 국내 2000안타까지 달성할 경우 홈런뿐 아니라 안타 레전드로도 기억될 수 있다.
[위에서부터 홍성흔, 박한이, 정성훈,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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