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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는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
'우결'은 위기다. 시청률은 지난 3월 7일 방송 이후 단 한 차례도 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넘지 못했다. 광고 판매량과 해외 인기를 들어 '위기가 아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위기의 실체는 시청률 수치가 아닌 시청자들의 신뢰 상실이다.
가수 예원의 논란부터 하차까지 '우결'은 시청자와 철저하게 불통했다. 배우 이태임과의 욕설·반말 파문으로 예원의 하차 여론이 팽배했을 때, 제작진은 귀를 닫고 출연을 강행시켰다. 입도 막았다. 출연을 강행시켰지만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반대하는 시청자들을 설득하려는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리어 예원의 논란을 방송 소재로 삼았다. 가상 남편인 가수 헨리가 예원을 위로하는 모습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등장했다. 논란 당시 네티즌 사이에서 조롱처럼 나온 "아니 아니"란 말을 은근슬쩍 방송에 넣어 '치명적인 유행어'란 자막과 함께 웃음거리로 사용했다. 예원의 논란이 아무리 뜨거워도 안 들리는 척 모르쇠로 일관하고선, 정작 방송에 떡 하니 집어넣은 걸 보고 시청자들이 어떤 허무함을 느꼈을지 불 보듯 뻔하다.
제작진이 예원을 감싼 것도 아니다. 하차하던 마지막 방송은 아연실색하게 했다. 같은 날 나란히 하차한 배우 송재림, 김소은은 지난 가상 결혼 생활을 돌아보고 눈물로 이별한 것도 모자라 종방연 모습까지 추가 촬영해 시청자들에게 작별 인사하게 했다. 예원, 헨리 커플의 경우 '그동안 콩닥커플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란 자막이 전부였다. 대신 스튜디오MC 박미선이 짧게 인사를 대신했을 뿐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예원, 헨리 커플의 팬들마저 실망시킨 졸속 하차였다.
예원의 출연을 강행시켰을 때 한 번, 졸속으로 하차시켰을 때 또 한 번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신뢰를 거듭 무너뜨렸다. 요즘처럼 시청자들의 권리가 높아지고, 또 소통도 활발한 예능 환경에서 '우결' 같은 불친절한 불통 정책은 놀라울 지경이다.
안 그래도 진정성 없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우결'이다. 제작진이 스스로 귀와 입까지 닫아버렸는데 어느 시청자가 '우결'을 신뢰하고 무슨 진정성을 느끼겠는가. '우결'이 가상 결혼이란 허구의 세계라고 제작진 역시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힌 듯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가상이 아닌 현실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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