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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충무로를 대표할 20대 여배우가 나타났다. 개성 있는 매력적 마스크에 탄탄한 연기력, 여기에 스크린을 장악하는 존재감까지 겸비한 박소담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은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을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영화로, 신예 박소담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박소담은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에서 실종된 소녀들을 외면하는 학교의 우수학생이자 급장 연덕 역을 맡았다. 전학을 온 뒤 적응하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주란(박보영)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연 소녀로, 그와 함께 사건을 파헤쳐 나가게 된다.
그동안 단편, 독립영화계에서 ‘제2의 전도연’으로 불리며 가능성을 입증 받았고, 상업영화 데뷔를 앞두고 ‘제2의 김고은’으로 불리며 기대를 높였던 박소담이지만 자신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 개봉을 앞두고 걱정 되고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15편 정도 단편, 독립영화 출연했지만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촬영을 앞두고 ‘내가 3개월 동안 한 호흡으로 인물을 잘 끌고 갈 수 있을까’ 부담이 됐어요. 그렇게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이다 보니 괜한 걱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쓸데없는 걱정이었어요. 다들 제가 처음인 걸 아시니까 헤매거나 할 때 충분한 여유와 시간, 용기를 주셨어요. 평상시에 하던 것처럼 하면 된다고, 괜히 주연이라는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일주일 정도 지나니 촬영 현장이 편해졌고, 3주 정도 지난 후에는 현장에서 즐기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박소담을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건 무표정한 연덕의 모습만으로도 영화의 미스터리함과 무게감을 책임졌다는 점이다.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첫 상업영화인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20대 여배우 박보영, 베테랑 연기자 엄지원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이다. 오히려 ‘연기 잘하는 저 신선한 마스크는 누구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을 주목하게끔 만든다. 감히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의 가장 큰 성과가 박소담이라는 ‘충무로 원석의 발견’이라 말할 만하다.
박소담이 연기자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운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17살 때 본 뮤지컬 ‘그리스’가 그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무대를 향한 열망’을 일깨웠다. 배우가 되길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비로소 연기학원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입학, 연극을 접하게 됐고 21살이 되던 해 한예종 영상원 작품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남다른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영화 ‘잉투기’, ‘일대일’, ‘마담 뺑덕’, ‘상의원’ 등의 작품에 얼굴을 내비쳤고 올해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외에도 황정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주연의 ‘사도’,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 한해 충무로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에 모두 얼굴을 내비치는 셈.
“박소담을 떠올리면 ‘참 인간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였으면 해요. 그렇게 평생 불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고요. 지난해 찍었던 결과물들이 다 올해 나오게 됐어요. 아직까지 박소담이라는 배우가 누군지 모르실 텐데 올 한 해 영화들을 쭉 보시며 ‘이런 배우가 있구나. 볼수록 괜찮다. 매력 있다’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실력을 갖춘 당찬 신예인 만큼 자신이 출연하고 싶은 영화에 대한 신념도 확고하다. ‘또 보고 싶은 영화’들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싶다고.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에 함께 출연한 엄지원 선배님이 ‘또 보고 싶은 영화가 되면 좋을 텐데’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담아내잖아요. 관객 분들이 보기에 너무 동떨어지거나 공감이 되지 않는 작품 보다는 영화를 보며 배우, 상황 등이 마음에 잘 와 닿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꼭 따뜻한 영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 영화를 찍고 싶고요. 박소담이라는 배우가 나온 영화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또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잘 해내고 싶어요.”
[배우 박소담.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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