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진웅 기자]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떨쳐내고 통산 300호 홈런을 터뜨렸다. 그보다 앞서 300호 홈런 고지를 넘긴 선수는 지금까지 7명에 불과했다.
이호준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3-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2루서 kt 선발 정성곤을 상대로 초구 126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15호 홈런이자 통산 300번째 홈런이었다. KBO리그에서 나온 8번째 300호 홈런이다.
게다가 이 홈런으로 이호준은 통산 1099타점을 기록하며 타점 부문 역대 단독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호준은 39세 4개월 10일의 나이로 홈런을 치면서 역대 최고령으로 300홈런을 달성한 선수로 남게 됐다. 이호준보다 앞서 3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이승엽과 양준혁, 장종훈, 심정수, 박경완, 송지만, 박재홍이 있다.
사실 이호준의 통산 300홈런은 최근 400홈런 고지를 밟은 이승엽(삼성)에게 가린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의 300홈런은 이승엽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이호준은 화려한 경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다. 지금까지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것은 2004년 112타점을 기록해 타점왕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기록상으로는 분명 빛나는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이호준의 가치는 기록 너머에 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서서히 은퇴를 하기 시작할 무렵,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남기고 있다. 2008년 무릎 부상을 당하며 수술을 했다. 이후 그는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다시 일어섰다. 특히 자유계약선수(FA)로 2013년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그는 젊은 선수들 중심인 NC에서 든든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호준은 2013년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 46득점 장타율 4할7푼5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8타점 59득점 장타율 4할8푼1리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KIA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통산 299호 홈런을 달성한 이후 타격이 침체에 빠졌다. 기다리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고, 6월 들어 전날까지 13경기서 타율 2할2푼5리(40타수 9안타) 3타점에 그쳤다. 하루 빨리 300홈런을 친 이후 홀가분하게 경기에 나선다면 더욱 좋은 타격이 나올 수 있었으나 홈런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이호준은 기다리던 호쾌한 300호 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 길었던 부담감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게 됐다.
300홈런 고지를 밟은 이호준에게 가장 고무적인 점은 그의 기록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그는 팀의 후보 선수가 아닌 당당한 주전 선수로서 활약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호준의 300홈런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앞으로 갈 길이 먼 후배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호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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