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기이자 기회다.
삼성타선의 파괴력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위력이 약간 떨어진 것도 사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주전타자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다. 10개 구단 주전들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뛴다. 하지만, 삼성은 그 경우가 좀 더 심하다. 최근 몇 년 간 주전라인업이 확고했다. 그리고 지난 6년 연속 한국시리즈까지 타이트한 경기를 그 누구보다 많이 치렀다.
특히 박석민과 채태인이 악전고투 중이다. 3번과 5번을 오가는 간판타자. 삼성으로선 두 사람 없는 타선을 상상할 수 없다.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한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삼성 타선의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다.
▲박석민·채태인 리스크
박석민은 수년째 왼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고생해왔다.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주사를 맞는다. 올 시즌의 경우 왼 허벅지, 오른 엄지 발가락에도 통증이 있다. 어느 정도는 아픔을 참고 뛰는 게 주전들의 숙명이지만, 박석민의 경우 타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64경기서 타율 0.266 9홈런 44타점. 홈런과 타점은 제 몫을 해냈지만, 애버리지는 박석민답지 않다. 그는 지난 3년 연속 3할을 때렸다. 한 방이 있으면서도 특유의 정확성으로 후속 타자들과의 시너지효과가 대단했다. 그러나 올 시즌 잔부상이 잔부상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타격 매커니즘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는 일전에 "하체에 힘을 줄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발가락과 종아리 통증 때문. 결국 18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서 제외됐다.
채태인도 지난해 12월 왼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하느라 시즌을 뒤늦게 출발했다. 복귀 이후에도 무릎에 물이 차면서 선발라인업에서 종종 빠졌다. 류중일 감독은 "1주일에 1번 정도는 선발에서 빼줘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채태인은 올 시즌 30경기서 타율 0.378 2홈런 12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앞으로도 무릎 통증에 대한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 18일 경기 도중에도 무릎 통증으로 교체됐다.
박석민의 부상과 부진, 선발라인업 제외 및 교체 가능성을 안고 있는 채태인으로 인해 삼성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졌다. 4번 최형우가 분전 중이지만, 외롭다. 집중견제를 당할 수 있는 환경.
▲위기이자 기회
그동안 채태인을 대신해 구자욱이 1루수로 자주 기용됐다. 구자욱은 채태인 복귀 이후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좋은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18일 경기서도 중견수와 1루수를 오가면서도 솔로포 포함 2안타 2타점 맹활약. 다만, 채태인 대신 붙박이 중심타선에 배치되기에는 무게감이 약간 떨어진다. 박석민을 메워낼 완벽한 카드가 없는 것도 고민. 18일 선발 출전한 백상원은 박석민보다 공수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중심타선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현 시점에서 박석민과 채태인의 공백과 리스크를 완벽히 메울 카드는 사실상 없다.
삼성으로선 조동찬과 김태완 공백이 아쉽다. 조동찬은 무릎 수술 이후 재활로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박석민, 채태인만큼 한 방이 있는 김태완도 잔부상으로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 김태완은 중심타선에 들어갈 정도의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쉽다. 결국 박석민이 1군에서 빠진 상황서 채태인마저 18일 경기처럼 도중 교체되거나 선발 출전하지 못할 경우 삼성 타선의 파괴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지금의 위기가 삼성타선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구자욱은 18일처럼 중견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수비를 중시하는 류 감독은 구자욱의 외야, 3루 수비가 100%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나 구자욱은 상무 시절 외야수비를 꾸준히 소화했다. 구자욱이 중견수로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고 채태인과 공존한다면 박석민이 1군에서 제외된 상황서 전체적인 타선 약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박해민에게도 자극이 되면서 타선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류 감독은 17일 단 하루였지만, 2번 박석민-5번 야마이코 나바로 카드를 내세웠다. 18일에도 5번으로 나섰던 나바로는 당분간 계속 5번 출전 가능성이 있다. 베테랑 박한이가 톱타자로 뛰면서 일발장타력이 있는 나바로와 구자욱이 박석민과 채태인 리스크를 줄이면 중심타선 파괴력 약화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백상원, 김재현 등의 잠재력마저 표출되는 게 삼성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팀이 단단해질 수 있다. 삼성은 지난 수년간 위기서 강인해지는 힘이 있었다. 다만, 나바로 역시 허리와 무릎에 잔부상이 있는 게 걱정거리.
삼성은 최근 10경기서 2승8패로 좋지 않았다. 큰 의미는 없지만, 3위라는 순위가 유쾌하진 않다. 박석민 공백과 채태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석민(위), 채태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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