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기죠."
19일 인천 SK전서 8회 극적인 역전극을 일궈낸 삼성. 한 숨 돌렸지만 여전히 위기다. 이번주 2승 모두 8~9회 극적인 역전승. 따지고 보면 그만큼 경기 중반까지는 고전했다는 의미. 최근 삼성은 투타 불균형으로 좀처럼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3승7패로 롯데와 함께 가장 저조하다.
선두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약 1개월간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2위인 걸 보면 삼성의 저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난 3~4년을 생각하면 올 시즌 삼성의 승수쌓기 속도가 더딘 것도 분명한 사실. 류중일 감독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지난 4년간 쉽게 끌고 온 시즌은 없었다"라면서도 현 상황에 대해선 "위기"라고 말했다.
▲부상자가 너무 많다
10개 구단 주전들 중 아프지 않은 선수는 거의 없다. 수년간 많은 경기를 소화해온 선수들은 대부분 고질병이나 잔부상을 갖고 있다. 도저히 뛰지 못할 수준이라면 결장하지만, 간단한 조치와 집중력으로 버텨내는 선수도 적지 않다. 삼성은 지난 5년간 한국시리즈를 꼬박 치러온 팀. 그 어떤 팀, 그 어떤 선수들보다 치열한 승부를 많이 치렀다. 잔부상이 많은 건 어쩌면 당연하다.
문제는 개개인의 잔부상이 최근에는 팀 경기력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 고질적인 왼 엄지손가락 통증에 올 시즌 엄지발가락, 종아리까지 좋지 않았던 박석민은 18일 1군 말소됐다. 19일 대타 결승타를 친 채태인도 지난해 12월 왼 무릎 추벽 제거 수술 이후 여전히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그는 "무릎은 아직 100%가 아니기 때문에 타격할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류 감독에 따르면 채태인은 무릎에 물이 차면 빼야 한다. 1주일에 최소 1경기는 선발 출전이 어렵다.
류 감독은 "다들 다리가 좋지 않다"라고 했다. 수년간 그라운드 사정이 썩 좋지 않은 대구구장에서 뛰어왔다. 야마이코 나바로 역시 무릎과 허리가 고질적으로 썩 좋지 않다. 만능 백업 조동찬과 김태완도 부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조동찬은 무릎 수술 이후 용인 STC에서 재활 중이고, 김태완도 허리가 좋지 않다. 마운드에서도 불펜에서 요긴하게 힘을 보탰던 백정현이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근 메인 셋업맨 안지만이 심심찮게 안타를 내주는 것도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다녀온 뒤 볼 회전력이 줄어들었다. 구속을 찾지 못한다"라는 게 류 감독 진단. 이런 부분들이 쌓이고 쌓여 팀 경기력 약화로 이어졌다.
▲백업이 약화됐다
류 감독은 "백업이 약하다고 말하는 건 이유가 있다"라고 했다. 엄살이 아니라는 것. 실제 지난 4년간 우승을 놓치지 않은 삼성은 신인드래프트서 좋은 자원을 건지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백업 자원이 약해졌다. 류 감독이 선호하는 볼 빠른 투수, 공격력을 갖춘 내야수가 특히 부족하다.
당장 박석민의 자리를 메워낼 카드가 마땅치 않다. 19일 경기서는 김정혁을 선발 출전시켰지만,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류 감독은 "과거 2군에서 4할을 때렸다. 일본 스프링캠프서 오승환 공도 잘 쳤다. 그동안 수비력이 약해서 1군에 올리지 못했는데, 최근 공격에서 어려움이 있으니 올려봤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조동찬, 김태완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서 김정혁, 백상원 등으로 박석민 공백을 메워낼 계획. 물론 무게감은 박석민보다 많이 떨어진다.
슈퍼백업 구자욱이 내, 외야를 오가며 분전하고 있다. 그동안 채태인 공백을 잘 메워냈다. 그러나 내야 백업 김재현, 백상원은 수비력은 좋지만 공격에선 아쉬움이 있다는 게 류 감독 설명. 외야 백업으로는 이영욱 박찬도 우동균에 베테랑 강봉규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주전들과의 격차는 분명히 있다. 2군과 B.B 아크에서 부지런히 선수를 육성 중이지만, 매년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 4년간 순탄하게 치러온 시즌은 없었다. 올 시즌에도 부상과 부진 때문에 위기가 찾아왔는데, 과거에는 백업 선수들이 잘해줬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과거보다 얇아진 백업멤버들이 잔부상에 시달리는 주전들을 얼마나 뒷받침 하느냐가 선두 싸움의 관건. 삼성도 장기적인 차원에선 대대적인 백업 보강이 필요하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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