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에서 잘해주고 있지."
삼성 주전포수 이지영의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이지영은 23일 현재 53경기서 타율 0.309 15타점 8득점을 기록 중이다. 도루저지율도 48.1%로 10개 구단 주전포수들 중 1위. 진갑용, 이흥련과 출전기회를 양분하면서 357이닝으로 포수 최다이닝 5위에 불과하지만, 실책이 단 1개도 없는 것도 고무적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영이가 타격에서 잘 해주고 있다. 역시 선수는 경기에 자주 나가야 진짜 선수가 된다"라고 했다. 2008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지영은 2009년 1군 23경기를 경험한 뒤 군 복무를 했다. 2012년 컴백, 해를 거듭할수록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1군 342경기. 여전히 경험이 많지 않지만 커리어가 떨어지는 포수도 아니다.
▲지난 4시즌의 변화
류 감독은 "삼성이 전통적으로 포수는 대형 선수가 많지 않아서 트레이드로 많이 데려왔다"라고 떠올렸다. 삼성 포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진갑용 역시 1999년 OB에서 영입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3~4년간 삼성이 키워낸 이지영의 성장은 의미 있다.
2013년까지 삼성 주전 포수는 진갑용이었다. 이지영은 2012년 컴백 직후 이정식 등 다른 포수들을 제치고 1번 백업포수로 떠올랐다. 2012년 54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지영은 2013년 113경기에 출전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이지영의 비중이 높아졌고 잔부상이 많은 진갑용(101경기 출전)의 비중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어쨌든 이 시기까지 삼성 포수진은 진갑용 위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진갑용이 2014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이지영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 역시 개막전서 늑골 부상으로 이후 이흥련에게 주전 마스크를 내주기도 했지만 복귀 후 다시 주전을 꿰찼다. 이흥련이 지난 2년간의 이지영 역할을 맡았고 진갑용은 시즌 막판 확장엔트리 때 1군에 등록됐다. 올 시즌에는 진갑용이 비교적 건강하게 시즌을 맞았지만, 이지영의 비중과 위상이 더욱 높아진 느낌. 류 감독은 차우찬과 장원삼이 선발 등판할 때 진갑용에게 주전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지영은 두 외국인투수(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와 윤성환이 선발 등판할 때 꾸준히 선발마스크를 쓰고 있다.
류 감독은 "2012년에는 진갑용 비중이 6~70%였고, 2013년에는 반반이었다. 지난해는 지영이가 6~70% 비중이었고, 올 시즌에는 지영이 비중이 70%를 넘는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잔부상을 앓는 야수들이 늘어나자 진갑용을 1군에서 빼고 내, 외야를 보강했다. 그만큼 이지영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뜻. 현재 이지영은 차우찬 등판 때도 선발마스크를 쓴다. 삼성 포수진은 완벽하게 세대교체가 됐다. 앞으로 진갑용은 이지영-이흥련을 뒷받침하면서 대타 등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준급 포수로의 도약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올 시즌 이지영이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세 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성적이 좋다는 사실. 피가로는 다승 선두(10승)에 평균자책점(3.41) 3위, 클로이드와 윤성환은 6승과 7승이지만, 평균자책점은 3.42, 3.48로 각각 4, 6위에 위치했다. 결국 세 투수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이지만, 호흡을 맞춘 이지영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피가로는 "이지영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많이 하는데, 한번도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다. 정말 호흡이 잘 맞는다"라고 했다. KBO리그가 처음인 외국인투수 입장에서 이지영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이지영은 도루저지율 1위는 물론, 블로킹 능력도 좋아졌다. 올 시즌에는 생애 첫 3할에도 도전장을 냈다. 공수를 갖춘 수준급 포수로 도약하고 있다는 의미. 실제 이지영의 성적은 리그 다른 포수들과 비교해도 많이 뒤처지지 않는다. 홈런 0개, 타점 15개가 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강민호(롯데, 23홈런 58타점), 양의지(두산, 12홈런 39타점), 이재원(SK, 5홈런 52타점) 등에 비해 빈약하긴 하다. 그러나 타율 0.309는 10개 구단 주전 포수들 중에서 양의지(0.317)에 이어 2위.
여전히 이지영이 리그 정상급 포수는 아니다. 공수를 갖춘데다 경험도 많이 쌓은 강민호, 양의지 등에 비하면 부족하다. 하지만, 이지영이 지난 2~3년간의 틀을 깨고 조용히 성장, 수준급 포수로 도약한 것도 분명한 사실. 아직 만 29세. 좀 더 유의미한 경험을 쌓을 경우 대형포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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