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당일 컨디션에 따라 운영하는 거죠."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는 6월 초 1군에 올라왔다. 올 시즌 두산에 입단한 그의 보직은 2군 총괄코치였다. 2군에서 젊은 투수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역할. 하지만, 시즌 개막 후 불펜이 계속 어려움을 겪자 김태형 감독에게 SOS를 받았고, 1군 메인 투수코치가 됐다. 경험이 풍부한 한 코치에 대한 김 감독의 신뢰는 매우 높다.
한 코치의 1군 합류 이후에도 두산 불펜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이현승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필승계투조로 꾸준히 뛰어본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경기운영능력에 노련함이 떨어진다. 이 부분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코치는 투수 개개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김 감독과는 원활한 소통으로 마운드 내실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쉽지 않은 두산불펜 운영
한용덕 코치는 2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불펜이 셋업이 된 상태에서 운영을 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두산 불펜은 마무리투수가 수 차례 바뀌면서 필승계투조 투수들의 세부적인 역할도 조금씩 바뀌었다. 그 역할을 조율하고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한 코치의 몫.
한 코치는 "매 경기 상황에 따라 투수 기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당일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중요할 때 기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두산 불펜은 거의 매 경기 1~2명씩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현호 함덕주 등 젊은 불펜투수들 개개인의 잠재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한 코치는 그 부분을 체크, 불펜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코치가 또 하나 지적한 건 "교체 타이밍"이다. 그는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게 주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대부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경기 중에도 피칭 내용에 기복이 있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인 투수교체가 필수. 불펜 운영 특성상 이미 결정타를 얻어맞고 투수를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
▲비밀병기 이용호
두산은 노경은을 1군 말소하면서 비어있는 투수 엔트리에 이용호를 넣었다. 그는 무명 우완투수다. 2007년 두산의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아직 1군에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14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7.02. 기록만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한용덕 코치는 이용호에게 크게 기대를 거는 눈치. 한 코치는 "140km의 초반의 공을 뿌린다. 기교파 투수"라면서도 "야수 출신이다. 견제능력과 번트 수비능력은 팀 뿐만 아니라 KBO리그 톱"이라고 극찬했다. 슬라이드 스텝이 간결해 주자들을 잘 묶고, 세트포지션에서도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와 구위와 제구의 차이가 없다는 설명.
한 코치는 "허준혁, 김수완과 비슷한 스타일인데 던지는 매커니즘도 괜찮다. 직구 볼끝이 좋고 슬라이더, 커브도 구사한다"라며 이용호의 돌풍을 예고했다. 이어 "기교파 투수인데 자꾸 힘을 쓰려고 하더라. 제구력 위주로 정확하게 던지라고 했다.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으니까 편안한 상태에서 나가봐야 한다"라고 했다.
현재 선발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준혁 역시 한 코치의 추천이 있었다. 한 코치 말대로 이용호가 자신의 장점을 실전서 발휘한다면 두산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용덕 두산 투수코치(위), 이용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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