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메이드 인 차이나'(감독 김동후 배급 김기덕필름)는 설명하려는 주제가 명확하다. 자본주의와 차별에 대한 경종을 계속해서 울린다. 하지만 개연성 면에서는 아리송하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영화는 영화다'(2008), '풍산개'(2011), '배우는 배우다'(2013), '붉은 가족'(2013), '신의 선물'(2014)에 이어 김기덕 감독이 여섯 번째로 각본·제작에 나선 작품이다. 편견 없이 작품으로만 봐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는 초반부터 김기덕 감독의 색채가 강하다.
작품은 한국에서 수출한 장어에서 수은이 검출돼 전량 폐기처분 당할 위기에 처한 중국인 첸(박기웅)은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그는 장어의 재검사 요청을 위해 식품안전처로 향하고 검사관으로 일하는 미(한채아)와 만난다.
여기까지는 쉽게 따라갈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두 사람이 미의 집으로 와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분명 그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빠져들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산)이라고 쓰여있는 음식을 첸이 보는 앞에서 폐기처분까지 하며 혐오스럽게 바라본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중국산 장어라는 소재를 통해 한국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편견과 불통의 문제, 계층 간의 대립 등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특히 미가 부조리한 집단에 폭발하며 "너희들도 다 썩었어!"라며 오염된 자본주의를 부르짖는 모습은 김기덕 감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는 중국산 장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사회문제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참신했다. 또 실제 중국인으로 착각할 만큼, 박기웅과 임화영의 능숙한 중국어와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남녀의 관계가 연민에 그치지 않고 굳이 사랑하는 남녀로 설정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쉽다. 첸의 안타까운 시선을 따라가기에는 이야기의 힘이 부족했다. 25일 개봉.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 사진 = 김기덕필름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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