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으로 쳐라" 김태형 감독의 이유있는 외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4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감독들의 성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격적인 타격을 선호하는 건 비슷하다"라고 했다. 실제 김 감독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B에서도 치기 좋은 공이 들어오면 치라고 한다. 초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공격적인 타격을 하는 선수가 애버리지도 좋다"라고 했다.

타고투저 시대다. 지난해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타자들의 방망이가 투수들을 누른다. 그런데 타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투수들을 누를 수 있는 건 아니다. 타자가 공격적인 타격을 할 수밖에 없고, 공격적으로 타격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김태형 감독이 바라보는 공격적인 타격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스트라이크와 볼, 비슷하게 느껴지면 쳐라

김태형 감독은 "포수를 해봐서 느낀다. 스트라이크와 볼이 비슷하게 느껴질 때 방망이가 나가는 타자들이 가장 까다롭다.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만의 시야(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들어오면 배트를 돌려야 결과가 나온다"라고 했다. 물론 볼을 공격적으로 치는 건 좋지 않다.

타자 입장에선 스트라이크를 쳐야 안타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투수는 타자를 잡아내기 위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데, 타자가 이걸 대부분 파울 커트로 연결할 경우 답답해진다. 김 감독은 현재 이 능력이 가장 좋은 타자로 손아섭(롯데)을 꼽았다. 과거에는 자신의 선배 윤동균(OB)을 꼽았다.

김 감독은 "타자는 직구 타이밍에 타격을 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다 변화구가 들어오면 커트를 해낸다"라고 했다. 처음부터 변화구를 노릴 때도 있지만, 그때 스피드가 빠른 직구가 들어오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처음부터 직구를 노리고 들어가야 적극적으로 칠 수 있다는 것. 투수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라

김 감독은 "공격적으로 치려고 하다가 당하는 삼진은 어쩔 수 없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타자가 도저히 공략하기 쉽지 않은 지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몸쪽 가장 구석으로 낮게 깔리는 코스의 공은 흔히 말하는 투수가 먹고 사는 코스. 김 감독은 "투수가 잘 던져서 당하는 삼진은 인정하면 된다"라고 했다.

어차피 타격은 3할의 예술. 기본적으로 7할은 실패하게 돼 있다. 김 감독도 "타자가 타석에서 쳐야 결과물이 나오게 돼 있다. 삼진을 의식하면 공격적인 타격을 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는 타자들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정작 두산 타선의 경우 팀 타율 0.285로 3위인데 삼진은 383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삼진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효율적인 타격을 하는 셈이다.

▲시대변화

김 감독은 "예전에는 찬스가 7~9번 타순에 걸리면 1B에서도 웨이트 사인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하위타선에 찬스가 걸려도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라는 사인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이어 "3B 타격도 옛날보다 더 많아졌다. 좋은 투수일수록 3B일 때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타격능력이 약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야구는 하위타선에 들어서는 타자들의 공격력도 강하다. 적극적인 타격으로 투수를 괴롭히고, 찬스를 만든다. 또한, 지난해보다 외국인투수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좋아졌기 때문에 수준급 외국인투수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쳐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김 감독은 6월 타율 0.407 2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인 오재원을 두고 "시즌 초반 좋지 않았을 때는 2스트라이크를 당하고 들어갔다. 자신만의 스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적극적으로 친다"라고 칭찬했다. 오재원은 3~4월 타율 0.265, 5월 타율 0.221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소극적인 타격이 나왔고, 결과도 나빴다. 그러나 6월의 오재원은 그 악순환을 깼다. 공격적인 타격으로 슬럼프를 탈출한 케이스다.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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