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잊을만하면 고개를 든다.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프로야구. 최근 메르스 여파로 관중 동원이 주춤했지만 여전히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중 가장 역사도 깊고, 운영 시스템도 가장 굳건하다. 물론 1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KBO리그'라는 상품은 여전히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고 퀄리티를 자랑한다.
한국야구의 갈 길은 바쁘다. 최근 주춤했던 국제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허약한 인프라를 키워야 한다. 안정적이지 않은 수익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할 부분이 있다. KBO리그의 핵심 컨텐츠. 즉, 선수들의 이미지다. 프로라면 당연히 야구를 잘해야 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이 부분이 선행되지 않으면 프로스포츠의 주인인 팬들은 등을 돌린다. 야구발전의 토대가 무너지는 것이다.
▲또 고개드는 도덕불감증
그런 점에서 프로스포츠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게 도덕불감증. 하지만, 최근 4대 프로스포츠에서 잇따라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 최진행(한화)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분류한 스타노조롤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복용한 사실이 24일 드러났다. KBO는 지난 5월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스타노조롤 성분을 확인, 금지약물 복용 페널티 규정에 따라 30경기 출전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앞서 강수일(축구), 곽유화(배구)도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됐다. 프로야구의 경우 앞서 정찬헌(LG)이 음주운전사고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모두 심각한 도덕불감증. 팬들의 신뢰를 져버리는 행위. 한화는 24일 KBO 발표 뒤 자체 징계를 통해 최진행에게 벌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그나마 고의성이 없었다는 사실을 정상 참작한 것. 한화는 향후 선수단 반도핑 교육을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올 시즌 흥행의 돌풍에서 한 순간에 비난의 중심에 섰다.
최근 프로야구는 위기다. 지난해만 못하지만, 여전히 타고투저 시대다. 쾌감을 느끼는 팬들도 적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허약한 인프라에서 비롯된 경기력 저하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최근에는 메르스 사태로 야구장 관중동원능력이 뚝 떨어졌다. 이런 상황서 최근 잇따라 터진 음주사고, 금지약물 적발 소식은 국내야구와 팬들의 신뢰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초대형 악재다.
▲개인의 양심+철저한 대비
도덕불감증 문제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불거진다. 대부분 케이스는 개인의 부주의. 최진행 등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이 진짜로 금지약물인지를 알고 복용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 도핑테스트가 불시에 이뤄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 결국 금지약물 복용은 개인의 무지 혹은 부주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다수다. 음주운전, 사고의 경우 자신의 운전능력을 과신하거나 방심하면서 터질 때가 많다.
구단, KBO 차원에서 도덕불감증에 대비해야 한다. 금지약물의 경우 세심한 교육은 물론, 체계적이고 철저한 선수단 관리가 필요하다. 최진행의 경우 지인으로부터 근육강화제를 받았는데, 스타노조롤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 역시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 변명이 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역시 개개인의 양심. 사실 프로야구 선수는 모두 성인이다. 다 큰 성인을 구단이 24시간 내내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수준에선 결국 개개인의 도덕성 강화라는 결론에 귀결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많게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에 걸맞은 언행, 책임질 수 있는 언행을 해야 한다.
이 사회에서 한번 무너진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KBO, 10개구단, 선수들 모두 마인드부터 싹 바꿔야 한다. 이러다 프로야구가 정말 무너질 수 있다.
[잠실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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