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새롭게 나오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히고 있는 선발 투수 문제가 극에 달했다.
kt는 2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10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23일 7회 7득점에 성공하며 대역전승을 거둔 상승세를 전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투수들의 난조다. 잘 버텨온 크리스 옥스프링이 23일 경기서 다소 삐걱거렸고, 24일 경기에서는 최근 선발 3연승 등 6월 들어 쾌조의 상승세를 보인 정대현이 조기 강판되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결국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던 불펜을 계산된 시점보다 일찍 투입해야 했다.
그래도 옥스프링과 정대현은 kt가 가장 믿는 선발투수들이다. 올 시즌 kt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고 있는 투수가 단 3명에 불과하다. 옥스프링과 정대현, 그리고 엄상백이다. 이들이 선발 등판했던 경기는 38경기다.
이들 세 선수를 제외하고 조범현 감독의 선택을 받았던 투수들은 필 어윈(12경기)과 정성곤(6경기), 조무근, 주권, 김민수(이상 1경기) 등이 있다.
조 감독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만드는 것은 바로 어윈이다. 어윈은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56이닝을 소화하며 1승 7패 평균자책점 8.68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이날 LG전에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으나 2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팀 패배를 자초했다. 경기 후 조 감독이 “선발투수 싸움에서 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kt는 올 시즌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등록해 한 경기에서 최대 3명까지 활용할 수 있다. 다른 팀보다 1명의 외인 선수를 더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방출된 앤디 시스코와 함께 어윈은 전혀 외국인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 감독도 어윈의 교체를 생각하기는 했다. 하지만 현재 해외에 쓸 만한 외인 투수 자원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 엉성한 수준의 투수를 데려와서는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하기 버겁다. 때문에 조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어윈을 끌고 가고 있다.
어윈의 부진과 함께 국내 투수들 중 선발투수로 쓸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고졸신인 정성곤이 6차례 기회를 얻었으나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9.99로 아직 1군 무대에서 통하기는 어렵다는 것만 확인했다. 다른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만 어떤 선수를 투입해야 할지 계산이 서지 않는 조 감독이다.
결국 조 감독은 윤근영을 선발로 시험해 볼 계획이다. 조 감독은 지난 24일 “새로 영입한 홍성용이 불펜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윤근영을 선발투수로 내보낼 생각이 있다”면서 “윤근영을 선발로 내보낼 계획을 이미 세웠다. 아직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던지게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윈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생각되는 경기에서 반전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윤근영이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조 감독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윤근영은 올 시즌 구원으로만 7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소화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등판은 지난 19일 KIA전으로 ⅔이닝을 소화하며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kt는 세 차례 트레이드로 야수진을 보강한 상황이다. 댄 블랙까지 합류하며 타선은 짜임새를 갖췄다. 또 불펜 투수도 김재윤과 조무근, 장시환 외에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홍성용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며 큰 고민을 덜었다.
조 감독의 시선은 이제 선발 투수로 향하고 있다. 선발진만 제 궤도에 오른다면 전체 일정의 정확히 절반을 소화한 현 시점에서 후반기 더 나은 성적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필 어윈(첫 번째 사진), kt 조범현 감독(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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