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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최원(이진욱)은 왜 오하나(하지원)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했을까. 다소 불친절한 전개다.
27일 밤 10시 첫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이하나 연출 조수원, 이하 '너사시')에선 17년 동안 이어져 온 하나와 원의 인연이 전해졌다.
하나와 원은 고등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고등학교 단짝. 원은 하나와 함께 등교하며, 하나의 토스트에 직접 케첩을 뿌려주는 친구였다. 함께 꿈도 나누고, 집안끼리도 잘 아는 관계였다. 학교에선 '원이 하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알 수 없게도 원은 과거 하나에게 "사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화면은 과거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갔는데, 하나는 친구의 부탁으로 원에게 찾아갔다. 친구의 선물을 대신 전하는 하나에게 원은 대뜸 "지금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베니스로 가고 있어 난 영화제에 초대됐고, 넌 우연히 같이 탄 거지. 비행기가 불시착했고, 눈을 떠보니까 다른 사람은 다 죽고, 우리 둘 만 남았어. 그래서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우리 둘이 사는 거야"라며 "그래도 난 너랑 사귀지 않을 거야. 무인도에 떨어져도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평생"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하나는 선물을 건네며, 고백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이 선물 누가 주는 거게?"라고 질문을 던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원은 뜬금 없이 "너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하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재차 벌어졌다. 비가 오는 날 밤 원은 비를 흠뻑 맞은 채 하나를 찾아 "널 사랑하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나에게 뜬금 없이 "널 사랑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원의 모습은 개연성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과 하나는 그렇게 친구로 17년간 우정을 이어왔고, 종 잡을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됐다. 원은 전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간 하나를 위해 대신 복수했다. 원은 결혼식에 하나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화장실에서 경악하며 욕을 하는 남자친구를 보고 참을 수 없다며 주먹을 휘둘렀다. 결국 결혼식은 엉망이 됐고, 하나는 원에게 "너 왜 내 얼굴에 똥칠을 하냐"며 화를 냈다. 원 역시 "그럴 거면 나한테 와서 징징거리지 말던가"라고 말했고, 하나는 "절대 안 해"라고 집으로 갔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이내 화해했다. 헤어지기 직전 하나는 원에게 "그래도 고마워. 나름 카타르시스는 좀 느껴지더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함께 불닭발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나와 원은 35살이 될 때까지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500만원 주는 내기를 했고, 그렇게 서로에게 선을 그으며 알 수 없는 길을 걸었다.
첫 회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쉽게 표현되지 않는 미묘한 남녀의 관계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상식적으로 선뜻 이해되지 않는 감정묘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원이 왜 하나에게 두 차례나 "널 사랑하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했는지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건 향후 '너사시'에게 안겨진 숙제로 보인다.
'너사시'는 17년 동안 친구로 지내온 동갑내기 서른 넷 남녀 오하나, 최원이 겪는 성장통과 아슬아슬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터치하며 숨어 있는 연애세포를 자극할 현실공감 로맨틱 코미디다.
매주 토, 일 밤 10시 방송.
[사진 = SBS '너를 사랑한 시간'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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