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KBO리그 감독으로는 역대 2번째 통산 2,400번째 경기, 승리 만한 선물이 또 있을까.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전 2승 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한화는 시즌 전적 38승 35패를 기록, 시즌 전적 35승 35패를 기록한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이날 경기는 김 감독의 통산 2,400번째 경기였다. 이는 김응용 전 한화 감독(2,935경기)에 이은 역대 2번째 기록. 선수들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김 감독이 KBO리그 팀 감독으로 지휘한 2,4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쉽진 않았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짜내고 짜내서 라인업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용규-장운호-김태균-이종환-이시찬-이성열-권용관-주현상-허도환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고육지책이었다. 김 감독은 "라인업 보면 기가 막힐 것"이라며 웃었다. 한화 타선은 1회초 1사 3루 절호의 기회를 놓친 뒤 4회까지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5회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5회초 이시찬과 이성열의 연속 안타,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 상황에서 주현상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조인성은 기막힌 스퀴즈번트로 2-1 역전을 도왔다. 이른바 '무릎 앉아' 자세로 공을 갖다 맞혀 큰 원바운드 타구를 만들어냈고, 3루 주자 이성열이 전력 질주해 홈을 밟았다.
2-2 동점이던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조인성의 볼넷으로 포문을 연 한화는 이용규, 장운호의 연속 안타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김태균 타석 때 긴장한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가 보크를 범했다. 3-2 리드. 계속된 2사 2, 3루 상황에서 김태균이 좌중간 쐐기 스리런 홈런을 발사했다. 켈리의 151km짜리 몸쪽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다. "3번과 5번이 해결을 못 해줬다"며 자신을 3번 타자로 전진 배치한 김 감독의 믿음에 응답한 한 방이었다.
김 감독은 7회말 권혁이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리자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권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평소와 다르게 내야수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비록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 한화는 권혁과 윤규진이 SK 타선을 봉쇄하며 6-3 승리를 지켜냈다. 김 감독이 자신의 KBO리그 통산 2,400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쥔 순간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 권혁과 야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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