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오늘은 김태균이 3번이야. 짜내고 짜낸 라인업이야."
28일 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 전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화는 타순에 대폭 변화를 줬다. 이용규-장운호-김태균-이종환-이시찬-송주호-권용관-주현상-허도환 순이었다. 4번타자 김태균을 3번으로 전진 배치한 이유는 이랬다. "김태균이 잘해도 3번과 5번에서 해결해주지 못했다."
김태균의 타격감은 절정이었다. 지난 3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SK와의 지난 2경기에서는 9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경기 타율이 무려 7할 7푼 8리. 그러나 이날은 초반 3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더 컸다. 1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고, 4회초 2번째 타석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1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도 유격수 땅볼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김태균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하지만 4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한화는 2-2로 맞선 7회초 2사 후 조인성의 볼넷과 이용규, 장운호의 연속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볼카운트 2B 이후 꾸준히 힘 있는 타구를 뿜어내며 켈리를 압박했다. 결국 켈리는 보크를 범해 3루 주자를 홈에 들여보냈다. 3-2 한화 리드. 그리고 상황은 순식간에 2사 2, 3루로 돌변했다.
역시 김태균은 득점권의 사나이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득점권 성적은 타율 4할 2푼 4리(59타수 25안타) 5홈런 47타점, 주자 2, 3루 상황에서 5타수 2안타 7타점, 2아웃 이후 타율 3할 2푼 3리(62타수 20안타) 6홈런 29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 김태균은 켈리의 6구째 151km 몸쪽 강속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스리런 홈런.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였다.
게다가 김태균의 4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개인 최다 연속경기 홈런 기록 타이. 자신의 통산 3번째 4경기 연속 홈런이다. 그런데 꼭 필요한 상황에 한 방이 나왔다. 그것도 3점짜리였다. 멘탈이 산산조각난 켈리는 곧바로 전유수와 교체됐다. 김태균의 한 방이 켈리를 끌어내린 셈. 7회말 추가 실점이 나왔기에, 김태균의 홈런은 더 결정적이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 힘없이 물러났지만 한 방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것.
결국 한화는 김태균의 한 방에 힘입어 6-3 승리에 웃었다. 김성근 감독의 통산 2,400번째(역대 2호)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선물한 것. 필요할 때 결정적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김태균의 클래스가 또 한 번 빛났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클래스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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