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화끈했다.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이야기다. 진짜 슈퍼매치는 호남더비였다.
전북과 전남은 2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은 전남이 지배했고 후반은 전북이 지배한 결과였다. 경기장 안의 열기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전반과 후반이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90분 사이 완벽한 반전이 가능했던 이유다.
전남은 전반 21분 만에 두 골을 몰아치며 전북 팬들을 멍하게 만들었다. 전반 12분 오르샤가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수비 2명을 현란한 개인기로 따돌린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퍼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전남은 9분 뒤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스테보가 얻어낸 프리킥을 현영민이 차 올렸고 이를 이종호가 절묘하게 방향을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패배 위기에 놓인 전북은 파상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전남의 전투적인 수비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답답했던 흐름이 깨진 건 후반 32분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레오나르도의 킥을 이재성이 날아올라 헤딩 만회골을 터트렸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북쪽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정확히 2분 뒤 교체로 들어온 96년생 장윤호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통쾌한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전남 골망을 갈랐다. 2-2가 된 순간이다.
승리를 목전에 뒀던 전남은 힘이 빠졌다. 다시 공격에 나섰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상승세를 탄 전북은 내친 김에 역전에 나섰지만 레오나르도의 슛이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승자는 없었다. 전남은 다잡은 승리를 놓쳤고 전북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하지만 전날 0-0으로 끝난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와는 180도 다른 경기였다. 팬들에겐 한 여름 밤 무더위를 날려버릴 재미난 ‘슈퍼매치’였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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