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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한 주 결방해 외압 의혹까지 불거졌던 '민상토론'이 더욱 독해져서 돌아왔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와 다름 없는 돌직구는 여전했고, 풍자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28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민상토론'에서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가뭄 이야기가 나오자, 유민상은 "이거 아주 중요한 문제다. 시기적절하다. 가뭄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 해결책이 뭐냐?"는 박영진의 질문에 유민상은 다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유민상이 가뭄 해결책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던 김대성에게 "대강 얘기해"라고 말하자, 이 말은 다시 박영진에게 포착돼 "아, 4대강 사업 말씀하신 겁니까?"라는 오해를 샀다. 유민상이 박영진의 억지스러움에 "진짜 대단하다"고 감탄하자, 박영진은 "아, 4대강, 역사에 남을 만한 사업이다? 4대강 사업 생각한 사람 진짜 천재다?"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박영진은 한 번 봇물처럼 터진 4대강 사업과 가뭄과의 관계에 대해 계속해서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박영진은 "4대강 사업이 가뭄에 이 정도 기여했으면 됐지 뭘 더 바라냐? 4대강 덕분에 더 큰 가뭄을 막을 수 있었다?"라고 하는가 하면, "4대강 사업 망했다?" "4대강 사업 쓸 데 없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박영진은 당황한 김대성이 "너, 쫌.."이라고 말하자 "아, 녹조 현상? 4대강 사업 때문에 환경이 파괴됐다?"라며 몰아갔고, 급기야 "왜 이렇게 말이 시비조야?"라는 말에는 "아, 22조? 4대강 사업에 투입된 22조가 아깝다?"라고 말해 김대성의 한숨을 자아냈다.
패널 김승혜의 질문도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김승혜는 "유민상이 MBC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면서 "MB가 그렇게 싫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민상이 "싫다뇨"라며 웃자, 박영진은 "좋다는 거군요"라고 몰아갔고, 한 술 더 떠 "지 마음대로 지어내고..."라는 김대성의 불평에는 "아,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막 짓고 멋대로다?"라며 신랄한 풍자로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민상토론'은 지난 22일 결방돼 외압 의혹에 시달렸다. 앞서 인터넷미디어협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상토론'을 신고한 직후여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제작진은 "완성도 부족으로 녹화에서 빠졌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방통위 방송심의소위에서 '민상토론'에 '의견제시' 제재가 내려지며 이 같은 의혹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을 재개한 '민상토론'은 더욱 독해져 외압 의혹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만약 외압이 있었다면 나오기 힘든 발언들이 쏟아졌다. 비판과 함께 웃음도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몰랐다. 제작진도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인식하고 '민상토론'을 '개그콘서트'의 맨 마지막 순서로 배치했다. 이제는 '민상토론'이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코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개그콘서트-민상토론'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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