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토종 우완선발투수. 올해도 기를 펴지 못한다.
반환점을 돈 KBO리그.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흐름도 있다. 바로 토종 우완선발투수 약세.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국내 오른손 선발투수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다. 뉴 페이스도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더욱 초라해지는 모양새.
야구는 상대성의 스포츠이자 다양성의 스포츠. 투타, 좌우에 강자가 고루 포진해야 서로 상호작용 속에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수준급 토종 우완선발투수가 떨어지면서 전체적인 토종 선발투수들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타고투저 극복 및 질적 수준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한 야구관계자도 "토종 우완선발 기근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걱정했다.
▲고전 중인 토종 우완선발
대부분 투수 개인지표 상위 클래스를 보면 오른손 토종선발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다승에선 손민한(NC,8승), 평균자책점에선 윤성환(삼성,3.34)을 제외하곤 모두 외국인투수와 토종 왼손투수가 톱10을 구축했다. 이닝 역시 윤성환(삼성,99⅔이닝)이 5위로 톱10에 유일하게 포함된 토종 우완선발투수. 윤성환은 WHIP 1.09로 최소 1위이기도 하다. 톱10에 윤성환 외에는 토종 우완선발투수는 없다. 독보적으로 활약 중인 윤성환 정도를 제외하곤 올 시즌 제대로 활약 중인 오른손 토종 선발투수가 거의 없다.
그나마 현재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 중인 토종 우완선발은 윤희상(SK, 4승5패 평균자책점 4.79), 송승준(롯데, 6승5패 평균자책점 5.13), 한현희(넥센, 7승3패 평균자책점 5.61), 안영명(한화, 7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66), 송신영(넥센, 6승1패 평균자책점 3.62) 정도. 그러나 현재 1군에서 제외된 송신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평균자책점이 높다.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 채 힘겹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뜻.
▲사라진 그들
아예 각종 기록에서 보이지 않거나 위상이 예년만 못한 토종 우완선발투수도 있다. 지난해 NC 선발진을 이끌었던 이재학은 3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88로 괜찮다. 그러나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직 순위 제도권에선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보다 올 시즌 기복이 좀 더 심하다. 4승2패 평균자책점 3.21의 우규민(LG), 3승4패 평균자책점 4.61의 류제국(LG)은 부상 및 재활로 시즌 합류가 늦었다. 1승1패 평균자책점 3.86의 서재응(KIA), 1승1패 평균자책점 4.08의 박명환(NC)은 간헐적으로 선발 등판하고 있다. 전성기를 지난 터라 매 경기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위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1군에 뒤늦게 합류한 김진우(KIA)는 1패1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뒤 다시 2군행. 심지어 조정훈(롯데), 한기주(KIA)는 각종 수술 이후 장기 공백 중이다. 젊은 우완 선발의 기수 이태양(한화)은 4월 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노경은(두산)은 올 시즌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꿨다. 현재 개인사정상 1군에서도 빠진 상태.
성적이 좋지 않은 케이스도 있다. 배영수(한화), 송은범(한화)은 한화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배영수는 3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 송은범은 1승5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50으로 좋지 않다. 2군으로 내려간 송은범은 1군행 복귀 기약이 없다. 수년간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았던 문성현(넥센)도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2로 좋지 않다.
▲미래도 밝지 않다
토종 우완 선발의 미래도 그렇게 밝지 않다. 위에 거론한 우완 토종 선발투수들 중 젊은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이재학(NC), 두 이태양(한화, NC), 문성현(넥센)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30대 초, 중반에 들어섰다. 실질적으로 한화 이태양 정도를 제외하곤 미래가 밝은 젊은 토종 우완 정통파 선발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중반 손민한(NC), 박명환(NC), 배영수(한화) 우완 트리오가 있었지만, 이후 대가 끊겼다.
좌완보다는 여전히 우완투수가 많다. 정통파가 사이드암, 언더핸드보다도 많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우완 정통파 선발투수가 수년째 육성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몇몇 팀들은 우완 베테랑 토종선발에 의존하고 있고 대부분 팀은 그들마저도 썩 좋지 않다. 외국인 선발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결정적인 요인.
토종 우완선발투수들의 대반격은 언제 이뤄질까. 후반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다. 특정 팀이 아닌 한국야구 전체의 고민이다.
[위에서부터 송은범, 송승준,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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