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환점을 돌았다. 반전의 연속이었다.
KBO리그가 28일까지 362경기를 소화했다. 정규시즌이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이니 반환점을 돈 것. 올 시즌을 관통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반전이다. 시즌 전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부분이 많지 않다. 한 마디로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딴 판. 시즌 전 예상대로 된 부분도 다시 살펴보면 더욱 강렬했다.
▲마리한화
올 시즌 초반 최고의 키워드는 단연 마리한화. 김성근 감독이 4시즌만에 컴백하면서 한화가 일찌감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는 됐다. 그러나 상상 이상이다. 한화에 대한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은 예상보다 더욱 높았다. 실제 김 감독은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를 올 시즌 5위로 이끌며 다시 한번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올 시즌에는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다. 그러자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전, 충청권 지역의 한화 팬들이 열광했다. 투수 혹사 논란 등 불편한 키워드도 포함됐지만, 어쨌든 올 시즌 KBO리그 흥행 주축. 스포츠케이블채널이 엘롯기를 버리고 한화를 1순위로 택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28일까지 한화의 홈 관중 수는 31만648명으로 7위. 그러나 구장 크기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좌석 점유율은 예년보다 훨씬 더 올라갔다. 5월 14만992명을 동원했으나 6월 메르스 여파로 7만225명 돌파에 그친 상황. 하지만, 지난해 47만5126명은 여유있게 넘어설 전망이다.
▲NC 대약진
올 시즌 NC가 이렇게 잘 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외국인선수, 1군 엔트리 운영의 혜택이 사라진 첫 시즌. NC는 지난해보다 더 잘 나간다. 29일 현재 41승30패1무로 선두 삼성에 0.5경기 뒤진 2위.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기 좋게 깼다. 토종 투수들의 성장과 베테랑 타자 이호준, 외국인 4번타자 에릭 테임즈의 맹활약, 주전 포수 김태군의 전경기 출전 등 개개인의 성장요소는 물론, 1군 데뷔 3년만에 팀 케미스트리가 매우 단단해졌다. 김경문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투영된 결과. 올 시즌에는 대권을 노려봐도 충분하다는 평가.
전체적인 순위싸움도 안개정국. 시즌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상중하가 확실히 나눠지지 않았다. 선두 삼성, 2위 NC, 3위 두산은 최근 1~2개월간 계속 순위를 맞바꾸고 있다. 삼성이 예년과는 달리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형국. 이들 뒤로 넥센, 한화가 맹렬히 쫓고 있다. 신생팀 KT가 일찌감치 순위싸움서 밀려났으나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교체 이후 전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좋아진 것도 변수. SK와 LG의 중, 하위권 추락 역시 예상치 못했다. KIA와 롯데는 시즌 전 예상대로 하위권에 있지만, 전력 자체는 만만히 볼 수 없다.
▲혼돈의 개인타이틀
개인타이틀을 봐도 지난해와는 흐름이 다르다. 좋은 타자로 여겨졌지만, 리그 최정상급 기록을 남기지 못했던 유한준(넥센)이 타율 0.366으로 맹활약 중이다. 수위타자이면서 2위 박병호(넥센)에게도 1푼7리 앞섰다. 지난해 생애 첫 3할(0.316)에 20홈런 91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미 16홈런 57타점 56득점을 쓸어담았다. 지난해와 올 시즌을 통해 완벽하게 리그 최상위 클래스의 우타자로 거듭났다. 홈런은 박병호(넥센, 24개)가 결국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강민호(롯데, 24개)의 반전이 강렬하다. FA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생애 최악의 부진을 겪었으나 올 시즌 타율 0.320 24홈런 60타점으로 생애 최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도루도 지난해 도루왕 김상수(삼성)가 주춤한 대신, 박민우(NC, 28개), 박해민(삼성, 26개)이 치열한 접전 중이다.
마운드에선 외국인투수들의 강세가 예상대로 대단하다.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이 철폐되면서 수준 높은 외국인투수들이 대거 KBO리그에 유입됐다. 실망을 안긴 케이스도 있었으나 상당수는 이름값을 그대로 해내고 있다. 11승3패 평균자책점 3.41의 알프레도 피가로(삼성)가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고, 9승5패 평균자책점 3.50의 조시 린드블럼(롯데)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꼽힌다. 6승4패 평균자책점 3.42의 타일러 클로이드(삼성), 9승3패 평균자책점 3.49의 에릭 해커(NC) 활약은 예상 그 이상. 이 와중에 양현종(KIA)은 평균자책점 1.63으로 독주 중이고, 유희관(두산)도 11승2패 평균자책점 3.01로 다승 공동선두, 평균자책점 2위로 리그 최정상급 좌완으로 거듭났다.
▲메르스 악재
메르스 악재도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 실제 월별 평균관중을 살펴보면 4월 9501명, 5월 1만2715명이었다. 그러나 6월에는 경기당 8249명에 그쳤다. 5월 대비 약 3분의 1이 뚝 떨어진 셈. 그나마 최근 1~2주를 통해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전통적으로 6~7월은 관중동원 성수기였으나 올 시즌에는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28일까지 378만2758명을 동원했다. 650만9915명을 동원했던 지난해 절반 수준을 넘어섰지만, 지난해보다 매일 1경기가 더 열렸고, 지난해보다 144경기가 늘어난 걸 감안하면 썩 좋은 페이스라고 할 수 없다. 역대 최다 관중은 8구단 시즌 마지막 해였던 2012년(715만6157명). 당시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사상 첫 800만 관중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 전통적으로 최종순위가 서서히 갈리기 시작한 8월 이후에는 관중 동원이 원활하지 않았다.
[위에서부터 텅 빈 야구장, 대전구장, NC 선수들, 유한준,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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