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 구자욱. 류중일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구자욱은 2일 현재 69경기서 타율 0.323 9홈런 30타점 46득점 11도루를 기록 중이다. 1루수를 시작으로 중견수, 우익수, 3루수까지 소화해냈고, 4, 5번을 빼고는 모든 타순을 소화했다. 그야말로 만능 플레이어.
구자욱은 삼성이 치른 73경기 중 단 4경기만 결장했다. 하지만, 그는 완벽한 자기 포지션과 타순이 없는 백업. 무릎 수술 후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채태인의 1루 공백을 메워냈고, 박해민의 타격부진에 중견수까지 봤다. 박한이가 부상으로 빠지자 우익수에 들어갔고, 최근엔 박석민 공백에 3루수까지 맡았다. 예년보다 잔부상을 앓는 선수가 많은 걸 감안하면 구자욱의 전반기 활약은 단순한 백업 그 이상. 류중일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재미있는 경험
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구자욱은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에게 가장 힘든 포지션은 1루. "시즌 초반 계속 실책을 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여전히 1루 수비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그럴 법하다. 과거와는 달리 1루 수비는 결코 쉽지 않다. 구자욱 본인도 3루, 중견수, 우익수보다 1루수 수비 경험이 적다. 상무에서 외야수를 자주 했고, 3루는 과거 주 포지션.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류 감독은 "걱정했는데 잘해주고 있다. 그렇게 자꾸 경기에 나서면서 진짜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류 감독은 "송구가 조금 불안하다"라고 했다. 앞으로 3루수로는 어지간하면 기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주전 1루수 채태인의 무릎 통증이 고질화됐고, 박석민과 박한이보다는 박해민의 타격능력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주전으로 나선다면 1루수 혹은 중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큰 이유.
발도 빠르면서 일발 장타력도 갖췄다. 어느 타순에 갖다 놓아도 어울린다. 그래도 타순은 앞으로 2번 혹은 7번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실제 2번(75타수)과 7번(76타수)으로 가장 많이 기용됐다. 성적도 2번과 7번에서 가장 좋다. 2번에서 타율 0.360 4홈런 10타점, 7번에서 타율 0.316 1홈런 10타점. 물론 류 감독은 "1번타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장타력의 비밀
구자욱의 몸매는 호리호리하다. 프로필상 189cm에 75kg. 모델이 연상되는 외모. 그러나 의외로 장타력이 매섭다. 장타율 0.553로 괜찮다. OPS도 0.949로 수준급. 득점권에서 0.276으로 약간 떨어지지만, 장타로 만회하고 있다. 안타 70개 중 2루타 이상 장타가 정확히 30개.
류중일 감독은 "배트 스피드, 하체의 움직임, 좋은 타격 타이밍 등이 돋보인다"라고 했다. 역시 타격은 타고난 체형으로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게 구자욱을 통해 또 한번 입증됐다. 특히 몸쪽 타격에 능하다. 구자욱은 "몸쪽 타격 연습을 많이 했다. 과거보다 훈련량을 10배는 늘렸다. 많이 치면서 몸쪽도 강해졌고 홈런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개막 1개월이 지난 뒤 일시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다. 구자욱에 따르면 그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타격폼 변화가 있었다. 하체 움직임에 변화를 줬다는 설명. 결과적으로 그 변화가 잘 맞아떨어졌다. 류 감독은 "헛스윙이 좀 많다"라고 지적했지만, 이후 구자욱은 특별한 슬럼프 없이 매 경기 타순과 수비 포지션이 바뀌면서도 잘하고 있다.
구자욱은 "여름이 되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뭐든 잘 먹으려고 한다. 치킨 등 야식도 많이 먹는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노력하는 구자욱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는 "선수가 빠지면 누군가는 그 자리를 채운다. 자욱이가 그 기회를 잘 잡은 것"이라고 했다. 만능백업 구자욱이 소중한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자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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