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 박석민은 6월 17일 이후 잠시 1군에서 빠졌다. 허벅지 통증이 원인이었지만, 종아리, 손가락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일본에서 치료를 받은 박석민은 1일 목동 넥센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타순이 낯설었다. 익숙한 3번 혹은 5번이 아닌 2번. 박석민이 당분간 3번과 5번에 들어갈 일은 없을 듯하다.
류중일 감독은 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석민이가 언제 중심타선에 들어갈 것인지 알 수 없다. 당분간 2번 아니면 7번으로 기용될 것이다"라고 했다. 핵심 선수들의 타순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류 감독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삼성 타선과 본인의 현재와 미래를 충분히 감안한 결과다. 박석민은 1일 경기서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박석민 타격감에는 지장 없을 듯
박석민은 올 시즌 좋지 않다. 65경기서 타율 0.266 9홈런 46타점. 득점권에서 0.350을 치고 있지만, 기본 애버리지가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박석민은 2012년~2014년 연이어 3할을 때릴 정도로 파워와 정교한 타격을 겸비한 타자.
고질적인 왼손 중지손가락 부상과 함께 올 시즌에는 엄지발가락, 허벅지 등에도 부상을 호소했다. 원활한 타격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쳤다. 1군 말소 전에는 "하체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1군에서 빠진 뒤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 1일 만난 그는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새로운 타순에 들어가는 것도 분위기 전환 차원에선 나쁘지 않다. 다만. 2번과 7번을 불규칙적으로 오갈 가능성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타순이 조금씩 바뀌는 것은 타자들의 타격감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류 감독은 타순을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선수들의 당일 몸 상태와 주변환경에 따라 라인업을 조금씩은 바꿀 때도 있었다. 약간의 역할 변화는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박석민으로선 오히려 중심타자라는 부담을 벗어나서, 올 시즌 좋지 않은 흐름을 차단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
▲삼성타선 연결고리이자 뇌관
현 시점에서 박석민이 3~5번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지난해보다 선구안이 떨어지면서 타율과 출루율이 하락했다. 류 감독은 박석민이 1군에서 빠진 뒤 나바로를 5번에 배치했다. 나바로는 5번 타순에 잘 적응했고, 삼성타선은 의외로 박석민의 공백을 메우는 효과를 봤다.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스타일만 봐도 나바로는 톱타자보다는 중심타선에 들어가야 한다.
무릎 통증이 고질이 된 채태인은 경기에 나설 수만 있다면 3번에 들어가야 한다. 주로 5번을 쳤지만, 부상 복귀 이후 오히려 타격감은 더 좋다. 3번 전진배치가 잘 맞아떨어졌다. 박석민이 부동의 4번 최형우를 밀어낼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채태인~최형우~나바로로 돌아가고 있다. 개개인과 삼성 타선을 위한 최선의 선택. 류 감독은 6번 이승엽도 되도록 건드리고 싶지 않다. 톱타자는 만능 베테랑 타자 박한이가 맡는다. 그래서 박석민은 2번 혹은 7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박석민이 삼성타선의 연결고리이자 뇌관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현대야구에서 클린업트리오를 감싸는 2번, 6~7번 타순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박석민이 특유의 정교함을 되찾는다면 상대로선 삼성 타선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석민이 2번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상, 하위타선과의 원활한 연결은 물론, 투수 입장에선 중심타선이 확대된 느낌을 받는다. 이미 6번 이승엽도 투수입장에선 부담스럽다. 2~6번의 거대한 중심타선. 제대로 가동될 경우 화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물론 박석민을 비롯, 채태인, 나바로가 잔부상을 안고 있는 게 위험요소. 채태인과 나바로가 컨디션 난조를 겪을 경우 박석민이 즉시 클린업트리오에 기용될 수 있다. 류 감독이 활용 가능한 클린업트리오 경우의 수가 늘어났다.
박석민 타순 이동이 본인과 팀 모두에 이득으로 작용하려면 결국 본인 타격 페이스부터 완벽히 끌어올려야 한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 남았다. 박석민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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