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이 눈부신 투혼을 선보였다. 박수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팀 승리까지 이끌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권용관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는 권용관의 활약 속 8-5로 승리, 2연패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즌 전적 42승 38패.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권용관은 그러나 이후 찬스에서 펄펄 날았다. 득점권에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4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헨리 소사를 상대로 동점 우중간 3루타를 때렸다. 그야말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고, 여유 있게 베이스를 밟았다.
이 기록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역대 최고령 유격수 3루타 기록이기 때문. 권용관은 38세 6개월 24일의 나이로 3루타의 주인공이 됐다. 전 포지션 통틀어 최고령 3루타 기록은 이종범 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40세 8개월 8일. 무엇보다 끌려가던 상황에서 동점을 만든 3루타라는 점이 돋보였다.
3번째 타석에서도 팀에 중요한 한 점을 보탰다. 3-5로 뒤진 6회초 1사 1, 루 상황에서 소사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만들어냈다. 느슨한 상대 수비를 틈타 2루까지 내달린 권용관은 간발의 차로 세이프됐다. 이후 한화는 주현상의 볼넷과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로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권용관의 2루타가 어마어마한 역할을 한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팀이 7-5로 앞선 9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는 LG 봉중근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밀어내기 타점을 올리며 격차를 벌린 것. 그야말로 쐐기점이나 다름없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정점을 찍은 셈. 권용관은 9회말에도 LG 선두타자 박용택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건져낸 뒤 깔끔한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9회말 선두타자 승부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결국 한화는 8-5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권용관은 이날 포함 올 시즌 71경기에서 타율 2할 1푼 6리(194타수 42안타) 3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나이 40세 베테랑의 투혼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수비에서 팀 내야수 중 2번째로 많은 383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정근우(479이닝)에 이어 2위. 안정감 넘치는 수비는 여전하다. 여기에 공격까지 되는 날은 더 바랄 게 없다.
권용관은 경기 후 "적극적으로 쳤다"며 "최고령의 의미는 없다. 후배들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 본보기가 돼서 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 이글스 권용관이 3루 베이스에 도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