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에게 9일 휴식은 약이었다.
유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올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 그러나 계투진이 8회말 3-3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시즌 5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유먼은 지난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정확히 열흘 만에 마운드를 밟았다. 당시 4이닝 3실점하고 교체됐는데, 어깨에 다소 피로가 쌓인 탓에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4.62. LG를 상대로는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으나 평균자책점 3.55로 나쁘지 않았다.
이날 유먼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140~150km 사이에서 구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47구를 던졌다. 슬라이더(30개, 최고 134km)와 체인지업(12개, 최고 132km)도 적재적소에 곁들였다. 이날 솎아낸 삼진 3개 중 결정구 2개는 슬라이더, 하나는 147km 패스트볼이었다. 무엇보다 공 끝에 확실히 힘이 있었다. 지난 9일간의 휴식이 확실히 약이 된 모양새였다.
3-0 리드를 안고 출발한 유먼. 1회말 선두타자 문선재에 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하지만 양석환의 2루수 직선타에 이미 스타트를 끊은 문선재를 태그아웃 처리하며 주자를 지웠다. 곧이어 정성훈은 1루수 땅볼로 손쉽게 잡아 첫 이닝을 넘겼다.
2회가 아쉬웠다. 2회말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 좌전 안타, 오지환에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오지환의 타구는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묘하게 떨어졌다. 채은성을 3루수 직선타로 잡았으나 정의윤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단숨에 2점을 내줬다. 3루수 주현상의 실책으로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으나 손주인을 우익수 뜬공, 문선재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를 삼자범퇴로 손쉽게 막아낸 유먼. 4회말에도 선두타자 오지환을 147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채은성과 정의윤은 나란히 땅볼로 잡아냈다. 완연한 안정세였다. 긴 휴식 덕택인지 패스트볼 구위가 이전과 견줘 눈에 띄게 좋았다. 매회 146~147km 빠른 공을 무리 없이 던졌다.
5회말 찾아온 위기. 선두타자 유강남을 129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유먼. 손주인의 중전 안타와 문선재의 볼넷으로 상황은 1사 1, 2루가 됐다. 그러나 유먼은 후속타자 양석환을 1루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고, 정성훈은 2루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정근우의 안정적인 수비가 돋보였다. 유먼의 시즌 5승 요건이 만들어진 순간.
유먼의 호투는 계속됐다. 6회말에도 구속이 줄지 않았다. 선두타자 히메네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오지환을 삼진(133km 슬라이더), 채은성을 3루수 땅볼 처리했다. 이만하면 제 몫을 충분히 했다. 89구를 던진 유먼은 7회부터 송은범에게 바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1점 차. 승리 필요조건은 될 지 몰라도 충분조건까진 아니었다. 8회말 송은범과 권혁이 3-3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유먼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그나마 무사 만루 위기를 한 점만 주고 넘긴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유먼은 팀 승리에 웃었다. 한화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김태균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에 편승해 5-3 승리를 거뒀다. 유먼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LG 타선을 막아낸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쉐인 유먼.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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