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안경남 기자] 디테일의 차이가 ‘스승’ 김학범과 ‘제자’ 김도훈의 승패를 갈랐다.
성남FC는 12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치러진 2015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성남은 후반 5분에 터진 김두현의 결승골로 인천의 홈 4연승을 저지했다. 동시에 6경기 무패(4승2무)를 달리며 상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올 시즌 두 번째 사제대결이었다. 2000년대 초반 성남에서 감독과 선수로 연을 맺었던 김학범과 김도훈이 상승세의 길목에서 부딪혔다. 인천은 6경기 무패 중이었고 성남도 5경기 무패였다. 승패가 나뉜다면 둘 중 하나는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었다.
장대비가 내린 가운데 승패를 가른 건 ‘스승’의 디테일이었다. 사실 성남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원정인데다 주전 공격수 황의조마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혼자서 8골을 책임진 황의조의 부재는 성남에게 제법 큰 공백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 대신 잇몸으로 해법을 찾았다. 최근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박용지를 황의조 자리에 세웠다. 이적 두 경기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전반에는 예상대로 몸이 무거웠다. 그러나 김학범의 박용지 카드는 후반 5분 적중했다. 부산 시절 중앙과 측면이 모두 가능했던 박용지는 역습 상황에서 측면 이동 후 수비수 3명을 따돌린 뒤 김두현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 후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가 없는 상황에서 박용지가 1도움으로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반면 ‘제자’ 김도훈은 가진 카드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선수들에 부담을 준 것 같다고 했다. 김두현 봉쇄 실패도 아쉬웠다. 김도훈은 “김두현 마크를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김두현에게 실점하며 패했다”며 전술에서도 김학범 감독에게 졌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김학범 감독은 인천의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처했다. 인천이 공격 숫자를 늘리자 수비수 이요한을 투입해 전술적인 대처를 가져갔다. 인천의 장기인 측면 크로스와 높이에 대한 대응도 좋았다. 마치 김도훈 감독의 수를 모두 읽고 있는 듯 했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다. 하지만 경기 후 스승과 제자는 모두 웃었다. 김학범 감독은 제자의 성장에 흐뭇했고, 김도훈 감독은 스승과의 대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성남과 인천의 다음 대결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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