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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광해(차승원)를 끌어내리기 위한 능양군(김재원)의 반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극은 안팎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14일 밤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 28회에서는 정명(이연희)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 힘인 강주선(조성하)을 스스로 잘라내는 광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명은 광해를 찾아가 "강주선의 장자와 혼인하겠다. 이를 윤허해 달라"며 강인우(한주완)와의 혼례를 선언했다. 정명이 자신과 홍주원(서강준)을 지키기 위해 혼인을 택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광해는 "나를 위한 것이로구나. 날 지키기 위해 너까지 이용하라는 말이냐"며 절규했다.
그날 밤 자신의 수족인 김개시(김여진)를 부른 광해는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버려야 했던 수많은 목숨들을 떠올렸다. 이어 광해는 "그런데 정명, 그 아이만큼은 안 되겠다. 그 아이가 돌아온 순간 나는 내가 다시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아이처럼 인간의 길을 가려고 한다"며 속마음을 어렴풋이 드러냈다.
혼례 발표날, 광해는 편전에 모인 신하들에게 "정명과 강인우의 혼례를 불허한다"고 선언했다. 오히려 광해는 혼례 대신 역모죄로 강주선의 체포를 명했다. 광해는 정명을 희생해 강주선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었지만, 역으로 그를 끊어냈다. 이 선택으로 광해의 보위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또 하나 사라졌고, 소식을 들은 능양군은 대신들을 모아놓고 거사 참여를 종용했다. 반정의 시작이었다.
최근 '화정'은 위기에 빠져있다. 사극명가를 자부하던 MBC가 야심차게 내놓은 '화정'이지만,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SBS 월화드라마 '상류시대'에 내주며 한 차례 체면을 구겼다. 촘촘하지 못한 전개 또한 비판을 받고 있다. 28회에서도 일국의 공주인 정명이 어이없게 납치를 당하고, 후금의 포로가 된 홍주원이 너무 쉽게 조선으로 탈출하는 등 작위적인 상황이 반복됐다.
이 가운데 '화정'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현재 '화정'은 광해군의 시대를 지나 인조의 시대로 향하는 길목을 그려내고 있다. 극 내적으로 달라지는 정세만큼 외적으로도 큰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배우 이연희와 함께 전개의 한 축을 이뤘던 차승원의 퇴장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당초 차승원의 퇴장은 '화정'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여겨졌지만,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위기 속에 변화는 오히려 극약처방이 될 수 있다. 물론 배우 김재원, 김민서, 조민기 등 새로운 갈등축이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작품의 전개 또한 지금보다 치밀해진다는 전제에서 이뤄질 수 있는 전망이다. 제작진은 작품 중간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화정'에겐 아직 20회가 넘는 긴 분량이 남아있다.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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