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NC의 전반기는 행복했다. 46승 34패 2무(승률 .575)로 3위에 올랐고 1위 삼성(49승 34패)과는 1.5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때 선두를 질주할 정도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반기 돌풍을 빛낸 NC 투타의 기둥을 뽑자면 '에릭 브라더스'를 꼽을 수 있다.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에릭 해커는 '불운의 아이콘'에서 탈피, 10승 3패 평균자책점 3.09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NC의 4번타자 에릭 테임즈는 타율 .360 28홈런 86타점 22도루를 80경기 만에 해냈다.
만약 NC에 이 두 선수만 잘 했다면 지금과 같은 팀 성적은 어려웠을 것이다. NC가 주위의 예상을 깨고 전반기에서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버팀목에는 '불혹의 투혼'이 자리하고 있다.
▲ 손민한, NC의 전반기 토종 에이스
지난 해 NC는 창단 최초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큰 성과를 얻었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쓸 수 있는 혜택이 사라져 선발투수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테드 웨버가 사라진 선발 한 자리를 누가 메우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그 공백을 메운 선수는 예상 밖이었다. 바로 손민한이었던 것. NC는 이민호, 노성호 등 강속구와 잠재력을 갖춘 투수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들은 나란히 불펜에서 시즌을 맞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선발투수로서 능력을 냉정히 평가했다. 손민한은 전성기 시절 강속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제구력을 갖추고 두뇌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다. 그리고 그 기대는 현실로 나타났다. 8승 4패 평균자책점 3.80. 팀내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것이다.
68⅔이닝을 던져 안타 73개를 맞았고 삼진 32개만 잡았지만 끄떡 없었다. 볼넷이 단 9개, 피홈런이 단 3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나눔 올스타 사령탑인 염경엽 넥센 감독으로부터 감독 추천 선수에 관해 연락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추천한 선수가 바로 손민한이었다. 올스타로서 자격을 보여준 그의 전반기였다.
▲ 이호준, 벌써 작년을 넘어서다
올해 우리 나이로 불혹에 접어든 이호준은 시즌 초반 미친 듯한 타점 페이스로 나이를 무색케했다. 이호준이 지난 해 거둔 타점은 78개. 그런데 올해는 이보다 1개 많은 79개다. 전반기 동안 지난 해의 기록을 상회한 것이다. 아직 NC에겐 62경기가 남아 있다.
오히려 그가 전반기 동안 20홈런을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쉽게 다가올 정도다. 이호준은 전반기에 홈런 16방을 터뜨렸다. 그런데 개인 통산 300홈런이 다가오자 자신도 모르게 부담을 가지고 말았다. 대망의 300홈런을 채운 그는 "모든 부담을 다 내려 놓은 기분"이라고 그간의 부담을 이야기했었다.
이호준이 벌써 한 시즌 성적에 맞먹는 훌륭한 기록을 가진 것은 자신의 고질병을 극복하고 약점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동반됐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이가 몸쪽 공에 약점이 있었는데 캠프 때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라면서 이호준이 시즌 전부터 구슬땀을 흘렸음을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온 가운데 후반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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