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가 전반기에 발견한 보물 같은 존재가 있다. 전반기 kt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인 ‘파이어볼러’ 김재윤이 주인공이다.
김재윤은 올 시즌 전반기 kt가 발견한 뜻밖의 수확이다. 시즌 초반 완전히 무너져버린 마운드에서 희망처럼 발견한 존재가 바로 그다.
김재윤은 전반기 19경기에 등판 23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2할1푼4리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는 0.97을 기록했다. 특히 탈삼진은 31개를 기록하는 뛰어난 삼진 능력도 보여줬다. 주무기인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패스트볼을 위주로 간간히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사실 kt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 김재윤이 이렇게까지 잘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가 투수로 전향한 것이 지난해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포지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수였다. 휘문고 졸업 후 그는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방출돼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군 복무를 마친 김재윤은 지난해 kt에 입단했다.
그러나 kt는 김재윤이 포수로서 프로에 살아남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의 강한 어깨에 주목했다. 그의 어깨는 고교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포수로서 타격 능력이 부족했고, 성장이 더뎠다. 이에 kt 조범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투수 전향을 권유했고, 김재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최근 만난 김재윤은 당시 상황에 대해 “(투수 전향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했다.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처음해보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기에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 주변에서 가능성이 많다고 해서 고민 끝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야구 인생을 만 25세의 나이에 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택했고 끝없는 훈련으로 점차 성장하며 프로 첫 시즌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실패도 김재윤에게는 큰 자산이다. 그는 “미국에서 야구를 했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경험이지 않은가”라며 “지금 내가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그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야구를 경험했다는 것이 지금 경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영어도 조금 할 수 있어서 외국인 선수들하고도 가볍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팀에서 그는 크리스 옥스프링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김재윤은 “(외인 선수 중) 특히 옥스프링 선수가 경력도 많기 때문에 저한테 많이 조언도 해주고 저도 많이 물어보려고 한다.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중 조 감독은 김재윤의 포수 경력이 마운드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김재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포수 경력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포수를 했을 때도 수비형이었기 때문에 경기 운영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지금 마운드 위에서도 볼카운트 싸움에서 구종은 몇 개 없지만 이 카운트에서 어떤 구종을 던져야 한다, 공을 빼야겠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겠다는 것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고 있는 김재윤은 스플리터를 연마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구종에 대한) 고민도 많다. 그래서 스플리터 연습은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어정쩡하게 던지면 크게 맞을 수도 있어서 아직 조심스럽다”며 “후반기에 던질 수도 있다고 얘기는 하고 있는데 이것은 (장)성우 형이나 다른 선배 형들, 코치님에게 얘기를 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로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재윤은 자신의 전반기에 대해 “지금까지는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부상도 크게 없었고, 팀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전반기는 잘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재윤이 투수로 처음 활약하는 것이기에 kt도 그의 등판 간격과 투구수를 조절하며 관리를 해 주고 있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이기에 관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재윤은 “아직 지쳤다는 느낌은 없다”고 말한다.
그의 후반기 목표는 단순하다. 김재윤은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어느 상황에서도 내가 나가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아직 장기적인 목표까지는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최대한 부상 없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윤.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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