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5할 승률에 6경기가 모자란 KIA 타이거즈가 결국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린 KIA에게 후반기 반등은 가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KIA는 20일 기존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를 웨이버 공시하고 미국 출신의 우완 투수 에반 믹(32)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없이 연봉 15만 달러다.
사실 KIA와 험버와의 이별은 이미 예고됐다. 시점이 예상보다 늦었을 뿐이다. 험버는 올 시즌 부진의 연속이었다. 입단 전 메이저리그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이라는 기대감을 품었으나 한국 무대에서의 성적은 초라했다. 험버는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50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결국 험버는 두 차례 2군에 내려갔고, KIA 김기태 감독은 험버가 반등하기를 최대한 기다렸지만 그를 교체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 KIA는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아슬아슬하게 메워가며 5할 승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이 되면서 에이스 양현종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며 흔들리더니 투타 모두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5할 승률에 6경기가 뒤진 38승 44패, 7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기록상으로 KIA의 전반기는 극심한 투타 불균형에 시달렸다. 팀 타율은 전반기 2할5푼1리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4.62로 전체 4위에 위치했다. 팀 평균자책점 4위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양현종과 조쉬 스틴슨의 꾸준한 활약과 기대 이상이었던 불펜의 안정감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가장 취약했던 점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1~3선발에서 험버의 부진이었다.
KIA가 험버를 기다린 것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험버의 한국과 팀 적응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5월 한 차례 2군에 다녀온 뒤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는 그가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고 봤다. 하지만 험버는 복귀 후 6월 3경기(2선발)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75로 여전히 부진했다. 여기에 부상까지 찾아왔다.
KIA 관계자는 “험버가 지난 2일 퓨처스리그 경기 후 의욕적으로 러닝을 하다가 오른쪽 종아리 근육 통증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등판은 없었다.
이에 KIA는 스카우터를 미국에 파견에 적극적으로 선수를 찾았고 에반 믹과 계약을 체결했다.
에반 믹은 우완 정통파 투수로 신장 186cm, 체중 103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2시즌을 활동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179경기에 출장해 7승 11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300경기에 출장하며 30승 28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워싱턴 내셔널즈 산하 시라큐스(트리플A) 소속으로 30경기에 출장 2승 4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윤석민이 활동했던 노포크 타이즈에서 윤석민과 한솥밥을 먹었다.
KIA 관계자는 “에반 믹은 146~149km의 직구를 자랑하며,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한다”며 “특히 투구 밸런스가 뛰어나며 힘 있는 패스트볼과 각이 좋은 변화구로 벌이는 과감한 몸 쪽 승부가 탁월하다”고 그를 소개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 입국해 20일 메디컬테스트를 받았고, 이후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21일부터 삼성과 3연전을 치르는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비자 처리만 마무리되면 곧바로 등판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에반 믹이 걱정스러운 것은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두 불펜에서 활동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300경기 중 55경기에만 선발투수로 나섰다. 올 시즌에도 시라큐스에서 선발 등판을 한 적이 없기에 선발투수로서 과연 어느 정도의 이닝 소화력과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험버의 퇴출과 에반 믹의 영입은 KIA가 후반기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5위 한화(44승 40패)와의 승차는 5경기다. 아직까지는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그러나 에반 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KIA의 반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3선발은 안정적으로 활약을 해줘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에반 믹(첫 번째 사진), 필립 험버(두 번째 사진), KIA 타이거즈 선수들(세 번째 사진).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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