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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결국 파산이 결정된 코코엔터테인먼트는 비록 이름만이 남게 됐지만, 그래도 한 때 40여명의 개그맨이 소속된 국내 최대 개그 매니지먼트사였다. 활발히 방송 활동을 하는 개그맨들 외에도 다수의 지망생도 함께 있었다. 김준호는 후배 모두에게 거듭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힘든 시기, 김준호가 버틸 수 있던 힘은 스스로가 광대라는 생각 덕분이었다. 지금처럼, 언제나 그랬듯 그저 웃기고 버티면 그만이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도 사람인지라. 그때 그에게 위로와 응원의 손길을 내민 이들은 다름 아닌 동료들이었다. 그리고 '개그콘서트'와 '1박 2일'은 그에게 안식처가 됐다.
다음은 김준호와 나눈 일문일답.
모든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웃겨야 한다는 사실은 견딜만 했나?
그래서 '개그콘서트'는 오히려 편했다. 그냥 내가 두드려 맞으면 되니가. 차라리 낫더라. 그런데 '1박 2일'은 힘들었다. 1개월 정도는 차태현이 걱정도 많이 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줬다. 그래서 지금은 멤버들과 더 돈독해진 것 같다. 힘들때 챙겨줬으니까. 김주혁 형도 그렇다. 김종민은 나한테 장난을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눈치를 많이 보더라.(웃음)
코코 후배 중 미안한 사람은?
현재 JD브로스로 넘어간 사람이 20명, 그 외에 다른 회사로 간 사람이 15~20명 정도 된다. 모두들 회사 옮기는 것과 관련해 나에게 물어보더라. 아마도 나한테 미안했나보다. 어디 가고 되냐고. 사실 제가 가장 미안한 사람은 이국주다. 당시 이국주가 돈을 한참 벌 때였다. 그레서 코코에서 받을 돈이 억단위였는데 못 받았다. 미안했다. 그리고 다른 모든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 누구에게 특별히 미안한 건 없다. 특히 개그맨 지망생들에게 미안하다. 코코에만 약 50명 정도 있었는데, 뿔뿔이 흩어졌다. 지망생들은 회사가 공중분해되면서 다들 지방으로 내려가거나 각자의 길을 갔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그걸 말할 자신이 없다. 내가 언제 또 힘들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 가장 힘들었던 건 바로 후배들 때문이었다. 저야 이미 다른 사건(?)도 겪어봤고, 사실 만신창이가 되도 그냥 잡초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지만, 후배들, 특히 신인들 같은 경우에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어떤 충고 같은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미안하고 힘들었다. 넌 어디 가고, 넌 어디가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버텼나?
내가 생각한 게 광대는 광대라고 가서 까불면 된다, 언젠가 웃기면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위축되서 못 버티겟더라. 그게 한 달간 이어졌다. 당시 '1박 2일' 유호진 PD도 그냥 편한대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로 하더라. 고마웠다.
소송 끝나면 개인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한화 야구장에 가고 싶다. 지금 한 두달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많은 데 가는 게 꺼려졌다. 소송 걸려 있고, 파산의 아이콘이지 않나. 제가 한화 팬인데, 야구 응원하는 게 너무 신경 쓰이더라. 김성근 감독 티셔츠도 사놨는데. 가끔 한화 측에서 저에게 전화를 해서 대전 출신 개그맨들과 뭘 하자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개그맨 김준호. 사진 = 김준호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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