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오)승택이가 송구만 되면 참 좋은데."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의 고민이다. 다 갖췄는데, 딱 하나가 부족해서 문제다. 내야수 오승택 얘기다. 그는 올 시즌 72경기에서 타율 2할 7푼 2리(151타수 41안타) 6홈런 25타점 9도루 출루율 3할 1푼 1리를 기록 중이다. 공격에서는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수비, 특히 송구가 문제다. 중요한 순간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어깨가 약한 게 아니다. 오승택은 청원고 시절부터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불안한 송구는 심리적인 문제다. 이 감독이 더욱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이 감독은 24일 "승택이는 따로 송구 연습을 한다. 역시 심리적인 문제다"며 "송구만 되면 팀이 엄청난 플러스다. 타격과 주루가 되고 어깨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택이가 라인업에 들어오면 기동력도 좋아진다. 그래도 뛰는 선수가 뛴다"고 덧붙였다. 오승택은 올 시즌 9차례 도루에 성공했는데, 성공률도 81.8%로 높다. 확실히 야구 센스는 있다. 청원고 시절 1번 타자 유격수는 오승택의 차지였다.
현재 롯데 1군 엔트리에서 유격수 자원은 오승택과 문규현, 김대륙이다. 정훈은 2루수, 황재균은 3루수다. 최근에는 문규현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김대륙이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곤 있으나 타격이 워낙 약하다. 공격력이 강점인 오승택은 송구에 약점이 있다. 이 감독이 "오승택이 송구만 되면 엄청난 플러스인데"라며 안타까워한 이유. 김 감독은 전반기 막판 오승택을 2루수로 내보내며 수비 부담을 줄여주려 했다.
중요한 건 오승택은 아직 단 한 번도 풀타임을 경험하지 못했다. 데뷔 첫해인 2011년에는 단 한 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전역 후 복귀 첫 시즌인 지난해 57경기에서 타율 2할 4푼 4리(45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실책은 3개가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는 더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부담이 커진 듯. 타격에서는 재능을 인정받고 있으나 송구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는다. 수비 범위나 포구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 더 답답할 노릇이다.
오승택이 빠진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온다. 문규현은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주전 자리를 굳혔다. 24일 KIA전에서도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실점을 막았다. 김대륙도 대수비 요원으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이 감독은 "김대륙이 수비 범위는 가장 넓다. 젊은 선수의 성장이 자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승택 입장에선 송구 트라우마로 자리를 뺏긴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은 없다. 이 감독도 "오승택이 송구만 되면 팀에 엄청난 플러스"라며 격려하고 있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자리를 잡는 건 본인 몫이다.
[롯데 자이언츠 오승택.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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