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이제 하겠죠."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이 말했다. 우완투수 박세웅의 데뷔승을 바라며. 그리고 그는 해냈다. 참 오래 걸렸다. 고정 선발투수였던 kt wiz 시절에는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였고, 롯데에서는 들쭉날쭉한 투구로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첫 승이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20번째(12선발) 1군 등판에서 해냈다. "(박)세웅이 기를 살려줘야겠다"던 이 감독의 격려에 응답했다.
박세웅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 팀의 7-1 승리를 이끈 박세웅은 7연패 끝에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박세웅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에서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1회. 후반기 첫 등판에서 데뷔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KIA전에는 단 한 경기에 등판해 ⅔이닝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kt 시절인 지난 5월 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7이닝 2실점 눈부신 호투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7월 2경기에서도 제 몫을 해내며 힘을 보탰으나 승리의 여신은 박세웅을 외면했다. 특히 지난 15일 청주 한화전(4⅓이닝 3실점)에서는 불펜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다. 당시 더그아웃에서 눈을 질끈 감는 장면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 번만 이기면 꼬인 실타래가 풀릴 텐데, 한 번 이기는 게 너무나 어려웠다. 박세웅에겐 특히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후반기 첫 등판. 어느 때보다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과감한 몸쪽 승부가 일품이었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3회말 무사 2, 3루,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단 한 점도 주지 않은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전과 달리 야수들도 박세웅을 도왔다. 3회말 무사 2, 3루 상황에서 김원섭의 뜬공을 잡은 좌익수 김문호가 정확한 홈 송구로 이인행을 태그아웃 처리했고,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는 이범호의 2루타 때 김문호-김대륙-강민호로 이어지는 기막힌 중계플레이로 실점을 막았다. 5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도 박세웅은 단 한 점만 주고 KIA 타선을 막아냈다.
이날 박세웅은 삼진 5개를 솎아냈다. 최근 3경기 연속 5탈삼진. 결정구는 패스트볼 4개와 슬라이더 하나였다. 특히 5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나지완을 돌려세운 128km 슬라이더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5-1로 격차가 벌어진 6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점도 의미가 컸다. 단순히 1승이 아닌, 여러 측면에서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했던 한판이다.
타선도 폭발했다. 2-1로 앞선 6회초 정훈의 2타점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3점을 추가, 5-1로 달아났다. 박세웅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충분했다. 7회초와 8회초에도 한 점씩 보탰다. 박세웅의 승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7회부터 강영식과 홍성민, 김성배가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전날 8실점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았다. 그렇게 박세웅이 첫 승을 손에 넣었다. 꼬인 실타래가 풀린 순간이다.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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