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만루 본능은 생각보다 더 대단했다. 한화 이글스 김경언의 방망이가 춤을 췄다.
한화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5-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한화는 시즌 전적 48승 44패를 기록했다.
이날 한화 승리는 김경언의 '만루 본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이날 전까지 김경언은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4타수 3안타(타율 0.750) 2볼넷을 기록했다. 물론 표본이 작긴 하지만 9타점을 올렸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만루 기회를 잡기만 하면 해결하는 김경언의 본능이다.
이날도 그랬다. 만루 상황에서 2안타 4타점을 폭발했다. 동점타와 결승타라는 점이 의미 있다. 0-2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바뀐 투수 윤명준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터트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몸쪽 136km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트렸다.
2-2로 팽팽히 맞선 7회초. 김경언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김태균이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날려보낸 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동점에 2사 만루 상황. 어깨가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김경언은 달랐다. '만루 본능'이 더 강했다. 오현택의 5구째 134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4-2 역전. 이날의 결승타였다. 이후 김경언은 8회말 수비에서 송주호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종아리 부상을 털고 지난 8일 복귀했으나 6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결국 지난 16일 2군으로 내려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에 나가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김경언은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서서히 타격감을 찾았고, 26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군에 복귀했다. 이날 포함 복귀 후 4경기 성적은 타율 4할 7푼 1리(17타수 8안타) 1홈런 9타점. 시즌 초반 '갓경언 모드'로 돌아왔다.
특히 한화에서 5번 타자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확실한 4번타자 김태균이 해결해주지 못하면 중압감이 엄청나다. 상대에 김태균만 넘으면 끝이라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 하지만 이는 다른 세상 얘기다. 김경언이 5번 타순에서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만루 본능'까지 더하면 이만한 5번타자는 또 없다.
김경언은 경기 후 "지고 있었기 때문에 만루 상황에서 더 집중했다"며 "아직 히팅포인트가 일정치 않아 좋은 공이 올 때 최대한 빨리 공략하려고 했다. 오늘을 계기로 팀이 더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경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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