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배우는 '마음 부상' 우려 많은 직업"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문소리가 관객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파주 명필름아트센터에서 '명필름전작전: 스무살의 기억'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일 '문소리데이'가 진행됐다. 문소리는 지난 2003년 '바람난 가족'을 시작으로 지난 해 개봉한 '관능의 법칙'까지 무려 6편의 영화를 함께할 정도로 명필름과 돈독한 인연을 맺어왔다.

이날 '문소리데이'는 '마당을 나온 암탉', '관능의 법칙',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바람난 가족' 등 하루 종일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여기에 오후 4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상영 후 진행된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 문소리 배우가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에는 휴가철 시즌을 맞아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부터 커플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관객들과 함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한 문소리 배우는 "오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다시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싶다. 평소 나의 출연작을 다시 보는 일이 드문데, 그 당시 개봉할 때 봤을 때보다 오늘 더 많이 울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심재명 대표는 "여러 편의 영화를 했지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배우들이 진짜 핸드볼 선수로 분하기 위해 하루 8시간씩 세 달 동안 맨몸으로 하드 트레이닝을 강행해야 했기 때문에 제작자로서 가장 배우들한테 고맙고 미안한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문소리 배우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이었나를 묻는 질문에 문소리 배우는 "내 생애 최고로 얼굴이 큰 순간이었던 것 같다. 오늘 다시 보면서 저렇게 불었었구나 깜짝 놀랐다"고 농담 섞인 답변으로 말문을 열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3개월 동안 빠르게 몸을 불려야 해서 혹독한 체력운동을 했지만 그게 혼자가 아닌 동료 배우들과 정말 국가대표처럼 팀으로 같이 했다는 점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었다. 팀워크를 이룬 배우들과의 돈독했던 추억이 떠올라 더 울컥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이창동, 임순례, 홍상수 감독 등 국내 대표 감독들과의 작업에 관한 질문에는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존경할만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큰 행운이다. 이창동 감독님은 저를 낳아주신 아버지 같은 느낌이고, 임순례 감독님은 내면이 따뜻하고 푸근한, 고모 같고 이모 같은 분이시다. 홍상수 감독님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대표작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등에 출연하게 된 계기, '오아시스'에서 지체장애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한 노력, 단편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성심 성의껏 답변을 이어갔으며, 연기 생활 중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축구선수는 발이, 야구선수는 팔이 남들보다 강하지만 부상의 우려가 많은 것처럼, 배우는 그게 마음인 것 같다. 배우는 마음으로 연기하는, 내면을 쓰는 직업인 것 같다"라는 뜻 깊은 말을 남겨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한편 지난달 24일부터 내달 16일까지 파주 명필름아트센터 영화관에서 개최되는 '명필름 전작전: 스무살의 기억'에는서 송강호, 문소리, 이제훈, 수지, 박원상 배우 및 명필름 작품의 연출을 맡았던 17명의 감독들 등과 함께 하는 GV가 매 주말마다 진행되고 있다.

[문소리, 명필름 심재명 대표-문소리(아래). 사진 = 명필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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