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2군에 재미있는 투수가 있어."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말했다. 주인공은 우완투수 박한길. 인천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지명회의 2차 4라운드 44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그러나 2013년 11월 마무리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에 힘썼다. 그리고 올해는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6.60의 성적을 남겼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2군에 150km 던지는 재미있는 투수가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3년 제주도 마무리캠프 당시 김응용 전 감독도 주목했던 박한길이다. 빠른 공을 갖춘 젊은 투수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김 감독도 박한길의 불펜피칭을 직접 관찰하며 흥미로워했다. 박한길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음은 당연지사.
박한길은 지난달 23일 임경완과 마일영이 웨이버 공시되면서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당시 김 감독은 "박한길은 중간에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전인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사흘 뒤인 29일 두산전에서는 ⅔이닝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틀 뒤인 31일 KIA전에서 2이닝 1피안타 1사구 무실점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신감도 돋보였다.
4일 인천 SK전에서는 1-3으로 끌려가던 6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삼진 하나를 곁들여 완벽하게 막아냈다. 앤드류 브라운을 3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위닝샷인 147km 패스트볼이 조인성의 미트에 '쾅' 소리를 내며 꽂혔다. 142km, 144km, 147km 패스트볼 3개로 브라운을 요리한 것. 곧이어 박계현과 김성현을 각각 2루수 땅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8회부터는 김범수에 바통을 넘겼다.
이날 박한길은 패스트볼 8개와 슬라이더 5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5개 중 4개가 볼이었고, 하나는 박계현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결정구였다. 데뷔전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오를수록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투구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은 "8월에는 투수가 부족하니 준비해야지"라고 말했다. 박한길이 지금처럼만 버텨줘도 큰 힘이 된다. 한화는 이날 경기 2-9 대패로 6위로 추락했는데, 박한길의 호투가 유일한 위안이었다.
[한화 이글스 박한길.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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